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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고구려 고분 속 염제 중국에선‘한족의 신’ 신화도 동북공정?

중국 고대 신화에서 인간을 창조한 여신 여와는 비가 내려 천지가 물에 잠기자 옥돌을 들어 하늘의 갈라진 곳을 메웠다고 한다. 사진은 중국 산서성 영제시 관작루에 있는 ‘여와보천상’. [웅진지식하우스 제공]

중국신화사 1, 2
위안커 지음
김선자·이유진·홍윤희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548· 628쪽
각 권 3만2000원


요즘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두툼한 단행본들은 묘한 도전의식을 자극하는데, 이 책들이 그러하다. 두 권 합쳐 1200쪽 가까운 이 책은 저자도 ‘문제적 인물’이다. 위안커, 그는 현대중국 신화학의 대부인데, 국내에는 18년 전 『중국신화전설』(민음사)의 저자로 첫 소개됐다. 앞으로도 위안커란 이름은 끊임없이 언급될 게 분명하다. 중국 신화에 등장하는 여러 신은 한국·중국을 포함한 동북아·동남아의 신과 겹치기 때문이다.

중국이 동북공정을 신화의 영역까지 소급할 경우 문화충돌도 예상된다. 일테면 위안커에게 염제(炎帝)가 당연히 중국 신이지만, 세상이 다 알듯 염제는 고구려 고분에도 등장한다. “중국 신이 고구려 신이기도 하다고? 그 말이 맞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고구려 신이 중국 신이라고 말할 수 있다”(정재서 지음 『이야기 동양신화』1권 12쪽). 대표적인 한국 신화학자의 이 지적에는 날이 서 있다.

번역자도 그점을 누차 지적한다. “『중국신화전설』이 훌륭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단편적인 신화자료들을 퍼즐 조각 맞추듯이 끼워 맞춰 장대한 서사구조를 가진 체계신화로 만들었는데, 이것이 국가주의적이고 민족주의적인 시각에서 진행된 것은 아니었나 하는 의심을 받는 것은….”(27쪽)이라는 대목이 대표적 비판이다. 위안커의 신화가 한족에 편중되어 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더욱 이 책을 외면할 수 없다. 어쨌거나 중국신화학의 대표성을 갖는 저술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원시시대를 반영하는 신화전설에서 『산해경』을 거쳐 명·청대의 신화까지를 다룬다. 좀 이상하지 않나? 명·청대라면 불과 몇 백 년 전이고 따라서 신화시대에서 아주 멀지 않던가? 그게 이 책 서술의 특징이다. 신화는 역사시대에도 생겨난다는 것이고, 그래서 자기의 신화 개념은 광의의 신화라는 주장한다. 때문에 이번 신간은 18년 전 책과 달리 ‘신화의 역사책’이다.(이에 대한 저자의 자부심은 엄청 크다)

서구 신화에 대한 콤플렉스에서도 벗어난 점도 평가할 만하다. 고대 그리스신화 같은 서구와 같은 ‘매끈한 스토리’가 아니라도 좋고, 그게 중국적 상황에서 만들어졌다면 기꺼이 포함시킨다. 동양에서 신화가 괴(怪)·이(異)의 이름으로 불렸다면, 그런 범주의 스토리는 모두 다룬다. 한가지, 번역자들은 이 책이 위안커의 “최고 대표작”이라 반복해 강조하지만, 『중국신화전설』과의 차이가 그렇게 많은 것은 아니다. 위안커를 너무 영웅인 양 치켜세우는 듯한 태도도 좀 걸린다.

조우석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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