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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입학사정관제 정착하려면 내실부터 다져야

정부의 입학사정관제 확대 정책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전국 40개 대학이 교육과학기술부에 제출한 ‘2009학년도 입학사정관제 지원사업 집행결과 보고서’가 그중 하나다. 대학들은 단기 성과에 급급한 입학사정관제의 부작용을 우려하고 속도 조절 필요성을 강조했다. 제도 운영 주체인 대학이 문제를 제기한 것이어서 무겁게 받아들여진다.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입학사정관제의 생명은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한 신뢰 확보다. 그러나 대학·고교가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과속으로 입학사정관제를 밀어붙이는 상황에선 간단치 않은 문제다. 무엇보다 제도의 핵심인 입학사정관의 수나 전문성이 부족해 부실화 우려를 낳고 있다. 엊그제 건국대가 주최한 ‘입학사정관 교육프로그램을 위한 워크숍’에 모인 각 대학 입학사정관들의 토로는 부실 실태의 단면을 보여준다. 입학사정관이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학생당 서류 검토 시간이 고작 몇 분에 불과하다고 한다. 오죽하면 수험생 서류 검토 작업에 아르바이트생을 써야 할 상황이라는 하소연마저 나오겠는가.

이래서는 제도의 공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번 보고서에 담긴 KAIST의 설문 조사에서도 고교 교사의 30% 이상이 면접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불만을 표시했을 정도다. 고교의 준비가 미흡한 틈새를 사교육이 파고드는 부작용도 문제다. 이는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사교육을 줄이려는 입학사정관제 취지에 역행하는 것이다. 문제는 입학사정관제 추진 속도가 더 빨라진다는 점이다. 올해 입시에서도 입학사정관제 선발인원이 3만7600여 명으로 지난해보다 53%나 늘어나 걱정이다.

입학사정관제는 학생의 성적만이 아니라 잠재력과 소질을 종합 평가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정착돼야 할 바람직한 제도다. 그러나 급히 먹는 밥이 체하는 법이다. 무리한 추진으로 대학입시 전체의 신뢰가 흔들리는 화(禍)를 부를 수도 있다. 거듭 강조하지만 입학사정관제 정착의 요체는 속도전이 아니라 내실(內實)이다. 정부는 규모 확대보다는 제도의 공정성 확보 기반을 다지는 일에 더 매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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