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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전지훈련 에피소드

<'스무 살 김연아, 그 열정과 도전의 기록' 이라는 부제가 붙은 김연아 자전 에세이가 28일 출간된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중앙출판사가 펴낸 이 책의 제목은 『김연아의 7분 드라마』다. 본지는 이 자서전 원본을 단독 입수해 주요 내용을 미리 공개한다.>



“코치님, 저랑 바나나우유 내기해요”

전지훈련은 고되다. 초등학교 5, 6학년 때는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로 전지훈련을 갔는데 하루에 1시간30분짜리 빙상 훈련을 4번 정도 하고, 별도로 지상훈련도 했다. 하루는 줄넘기를 하는데 일명 쌩쌩이라고 부르는 2단 뛰기를 연달아 70번이나 해야 했다. 종아리는 종아리대로 팔은 팔대로 근육이 빵 터져 버릴 것 같았다. 눈뜰 때마다 드는 생각. “나 언제까지 이러고 살아야 돼? …” ㅋㅋㅋ



◆몰래 군것질하다 들키기도=피겨 선수들은 항상 배고프다. 몸무게 때문에 많이 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전지훈련에서 내가 터득한 생존법은 ‘식량’이었다. 중학교 2학년 때 캐나다 마리포사로 전지훈련을 갔을 때 일이다. 링크로 가는 길에 한국분이 주인인 수퍼마켓이 있었다. 코치님들이 다른 일을 하실 때 몇 명이 망을 보고 나머지 애들이 몰래 가서 ‘식량’(간식거리)을 사왔다. 숙소에 짐을 넣어놓는 조그마한 방이 있었는데 그 안에다 식량을 숨겨놓고 틈나는 대로 먹었다. 한번은 그 좁은 공간에 머리만 쏙 집어넣고 식량을 먹고 있는데 코치님께서 갑자기 방에 들어오셨다. 그대로 정지! 나는 짐 가방 속에서 무언가를 꺼내는 척했다. 탁월한 연기 실력!



주말에 쇼핑몰에 갔을 때는 코치님과 따로 다니기 때문에 식량을 준비할 아주 좋은 기회다. 쿠키를 사 먹으려고 어떤 걸 먹을까 열심히 고르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뭐해?” 헉, “네? 아, 쌤! 이거 드실래요?”



코치님께서는 너그럽게도 그냥 ‘너희 먹으라’며 봐주셨다. 너무 감사했다.



◆내기엔 절대 질 수 없지요=초등학교 3학년 여름, 미국 LA로 전지훈련을 떠났을 때다. 나는 언니 세 명과 함께 방을 썼다. 코치님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방 청소 상태를 검사하신 뒤 별 다섯 개를 만점으로 매번 점수를 매겼다.



우리는 점수를 더 따내기 위해 문 앞에서부터 배꼽 인사를 하고 와인 잔에 주스를 따라 대령하기도 했다. 역시 점수를 매기기 시작하니 사소한 일상에서도 승부욕이 스멀스멀 발동했던 것 같다.



승부욕이 강해서일까. 나는 내기에도 강하다. 돈 내기나 음료수 내기처럼 가끔 재미 삼아 코치님께서 내기를 걸 때가 있다. 내가 제일 좋아했던 것은 바나나우유 내기! 악셀부터 러츠까지 실수 안 하고 연달아 뛰기, 악셀 열 번 뛰기, 트리플 점프 세 번 뛰기 등 종류도 가지가지다. 어떤 종류든 나는 목숨 걸고 해서 꼭 내기에 이기고 만다. 뭔가를 걸고 경쟁을 하면 갑자기 안 되던 기술들을 성공시키기도 한다. 그러면 또 한 소리 듣는다. “평소에 좀 그렇게 하지.” 그러게 말이에요. ㅋㅋㅋ



정리=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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