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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잃고 중국이 가장 많이 챙길 것”





조지 소로스, 80세의 중국 베팅

‘헤지펀드 귀재’인 조지 소로스(80) 소로스펀드운용(SFM) 회장은 지난해 11월 고향인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날아갔다. 중대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였다. 중국 투자 여부였다. 그는 인생의 변곡점이 될 만한 결정을 내릴 때면 고향을 찾곤 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그의 부다페스트행에는 좀 다른 구석이 있었다. 그는 중국 정치·경제 학자 여러 명을 부다페스트에 불러놓았다. 이전에는 혼자 머물며 생각하고 결단했다. 소로스는 중국 학자들과 대륙의 미래를 놓고 토론했다. 상당한 격론이었다고 미국 포브스지는 최근 전했다.



최근 소로스는 소로스펀드운용 지사를 홍콩에 개설하기로 결정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소로스가 중국의 미래에 본격적으로 베팅하기로 했다”고 풀이했다. 그가 중국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아니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 민생은행과 부동산개발회사인 롱포르 등의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투자 기준으로 말한다면 그는 이미 중국에 베팅한 셈이다. 하지만 홍콩 등 범중국권에 기지를 설치한 것은 그의 머니게임 역사에서 처음이다.



소로스에게 홍콩은 패배의 쓴맛을 본 곳이다. 아시아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초 그는 홍콩 달러를 마구 공매도했다. 미국 달러와 페그제(고정환율제)로 묶인 홍콩 달러 가치가 금융위기 여파로 곤두박질한다고 봤다. 홍콩 달러 가치가 추락하면 싸게 사서 넘겨주고 차익을 챙긴다는 속셈이었다. 그는 92년 같은 방식으로 영국 파운드화를 공격해 재미를 봤다. 수익 11억 달러를 챙겼다. 세계 최초로 중앙은행인 영국은행을 굴복시켰다는 명성도 얻었다. 하지만 홍콩은 달랐다. 홍콩 통화 당국은 무지막지하게 금리를 올린 뒤 달러를 팔고 자국 통화를 사들여 끝내 소로스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이후 12년이 흐른 뒤인 지금 다시 홍콩에 진입한 것이다. 단기적인 환차익이 아니라 장기적인 투자수익을 노린다는 점이 그때와 지금의 차이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세계 서열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며 “미국이 많은 것을 잃고 중국이 가장 많이 챙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근거로 미국에서 발생한 금융위기 파괴력을 들었다. “미국의 금융 시스템은 위기 때문에 붕괴한 반면 중국은 위기에서 한 발 떨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로스차일드 전철 피하기

소로스 말고도 중국에 베팅한 플레이어들이 있다. 세계적인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인터내셔널 앤서니 볼턴(60) 투자부문 대표는 은퇴를 취소하며 홍콩으로 이주하기로 지난해 11월 결정했다. 올 3월께 그는 자신이 직접 운용하는 펀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그는 저평가 종목을 골라 28년 동안 시장 평균보다 높은 수익을 꾸준히 낸 인물이다. 중국 시장에서도 그의 종목 고르기가 통할지 관심이다. 볼턴은 중앙SUNDAY에 쓴 칼럼에서 “오늘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우리 세대와 우리 자녀의 세대에 가장 놀랍고 중요한 경제적 사건”이라고 말했다.



소로스와 볼턴의 중국 베팅에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올해 두 사람 나이는 각각 여든 살과 예순 살이다. 다른 금융 플레이어 같으면 그동안 벌어놓은 돈을 기부하면서 여생을 즐기는 나이다. 그런데 두 사람은 중국이라는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두 사람뿐 아니다. 영국 대형 금융그룹인 HSBC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거헤이건(57)은 소로스나 볼턴보다 먼저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올 1월 1일 CEO 사무실을 홍콩에 열고 미래의 최대 시장인 중국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소로스와 볼턴 등의 중국 진출을 ‘파워트레인(엔진과 변속기 등) 교체 전략’이라고 불렀다. 중국이라는 새로운 엔진과 변속기에 의지해 고수익을 좇는다는 것이다. 파워트레인을 제대로 교체하지 못해 쇠락한 금융 하우스가 적지 않다. 19세기 후반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영국 로스차일드는 미국을 우습게 봤다. 독일이 새로운 성장 엔진이라고 판단했다. 미국에는 직접 진출하지 않았다. 어거스트 벨몽트라는 유대계 금융인을 대리인으로 뒀다. 구색 맞추는 차원에서 미 국채 등을 사들여 런던시장에 유통시켰다. 이런 로스차일드의 무관심 때문에 JP모건과 쿤로브 등 미국 토착 투자은행들이 자국 경제성장의 과실을 다 차지할 수 있었다. 1900년 이후에는 로스차일드를 누르고 세계 정상급 투자은행으로 발돋움했다.



소로스 등의 베팅이 로스차일드처럼 판단착오는 아닐까. ‘닥터 둠’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경제학) 교수나 FT의 수석칼럼니스트인 마틴 울프 등은 현재 중국이 80년대 후반 일본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당시 일본이 87년 주가 대폭락 이후 천문학적인 돈을 푸는 바람에 거품에 휘말린 것처럼 요즘 중국이 유동성 풍년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울프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일본처럼 중국도 장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론도 만만찮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중국은 경제 발전 초기 단계여서 위기를 겪는다고 해서 일본처럼 장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고 최근 진단했다.<아래 표>일본이 60년대 위기를 딛고 일어서 고속 성장을 구가했듯이 중국은 위기를 맞더라도 싱싱한 체력으로 다시 일어나 상당기간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중국 정부도 위기 대응 모드다. 지급준비율 등을 올리며 경기 진정에 나섰다. 이는 버블을 키운 80년대 일본 정부와 다른 점이다.



강남규(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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