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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개성 임금, 용돈도 안 돼” 억지 쓰는 북한

지난 21일 오전 9시쯤 개성공단에서는 희한한 장면이 펼쳐졌다. 회담 결렬을 선언하고 버스에 오르던 김영탁 통일부 상근회담 대표를 북측 단장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총국 부총국장이 붙잡았다. 박 단장은 “남측 제안대로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회담의 걸림돌이던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 인상 논의 요구를 북한이 철회한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평양으로 돌아간 북측 대표단은 얼굴을 바꿨다. 북측의 회담 참석자는 대남 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와의 인터뷰에서 “남측이 노임 문제를 협의할 의사를 표시한 조건에서 다음 접촉에 동의했다”고 허위 주장을 했다. 그는 “해외 경제특구 근로자 노임은 적어도 200~300달러, 또는 500달러 수준이지만 개성 근로자는 겨우 57달러”라고 강조했다. “말이 노임이지 용돈도 못 되는 보잘것없는 것”이란 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지난해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 한 명당 투입된 월평균 비용은 112달러다. 기본 임금(57달러)과 수당 등을 합쳐서다. 중국 공단의 133달러보다 낮지만 베트남의 83달러보다는 오히려 높다. 한국을 100으로 본 근로자 생산효율은 중국이 96%, 베트남이 85%지만 북한은 33%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은 “개성공업지구 노동자의 한 가정이 120달러 이상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20달러로 충분하다고 탈북자들은 증언하고 있다. 4만여 명이 일한 몫으로 매달 400만 달러 이상이 북한 당국에 건네지지만 이 중 얼마를 근로자들에게 주는지도 알 수 없다.



박철수 단장을 비롯해 이번 회담에 참석한 북측 관계자들은 남측과 공동으로 지난달 중국과 베트남의 해외공단을 다녀왔다. 수억원대의 북측 항공료와 체류 비용은 모두 우리 국민 세금인 남북협력기금에서 대줬다. “돈 써서 해외시찰을 보내줬더니 임금 인상만 챙기려 든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북한 대표단이 다녀온 해외공단 중에 개성공단처럼 남측 근로자를 130여 일 억류하고, 군부가 통행을 수시로 차단 위협하는 곳이 있었는지 묻고 싶다. 인터넷과 휴대전화가 통하지 않는 곳도 없었을 것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임금 인상 주장 이전에 개성공단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북측이 호응해 오는 게 순리다.



이영종 정치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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