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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단란한 가족, 원만한 인간관계가 행복의 열쇠

행복의 조건
조지 베일런트 지음
이덕남 옮김, 프런티어
486쪽, 1만8000원


지난해 미국 시사 월간지 애틀랜틱 먼슬리(Atlantic Monthly)에 미국 하버드대 출신 268명의 삶을 72년간 추적한 생애연구 결과가 소개돼 눈길을 모았다. 그 결과에 따르면 한 사람이 행복하게 늙어가는 데 필요한 요소는 7가지라고 했다. 고통에 적응하는 성숙한 자세, 교육, 안정적인 결혼생활, 금연, 금주, 운동, 적당한 체중. 행복한 삶에 공식이 있을까. 이 책은 ‘하버드대 성인발달연구’라 불리는 연구에 42년을 바쳐온 하버드대 의대 조지 베일런트 교수(76)의 답을 담았다.

하버드대의 성인발달연구는 단순한 행복 연구가 아니었다. 하버드대 졸업생 뿐만 아니라 평범한 남성 456명과 천재 여성 90명의 삶을 수 십년간 함께 추적했다. 총 814명의 삶을 어린시절부터 죽을 때까지 전 과정을 지켜보며 만족스러운 삶 또는 그렇지 못한 삶에 이르는 원인을 통찰했다.

사람이 어떻게 성숙하는지, 어린 시절이 인생을 얼마만큼 좌우하는지, 어떤 사람들이 건강하게 나이 드는지, 세월이 흐르면 사람이 변하는지를 주제로 다양한 사례를 모으고 통계를 내고 분석하며 ‘이론적 틀’을 세웠다. 책의 원제가 ‘에이징 웰(Aging Well)’, 즉 ‘잘 나이들어간다는 것’이 된 연유다.

베일런트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다른 사람과의 관계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특히 47세 즈음까지 형성된 인간관계는 이후의 인생을 예견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된다고 지적했다. 형제자매간 우애의 영향력도 강조했다 . “65세까지 충만한 삶을 살았던 연구대상자들 중 93%는 어린시절 형제자매와 친밀한 관계였다”는 것이다.

결혼도 건강한 노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버드 졸업생 중 짐 하트는 비참한 유년기를 보냈지만 결혼하면서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은 삶의 사례로 꼽힌다. 결혼 전에는 “우울하고 공격적이며 융통성이 없다”고 묘사됐던 그는 47세, 58세, 75세의 기록에선 연구자들이 믿을 수 없을만큼 ‘이상적인 모델’, ‘동경의 대상’으로 변해있었다. 가장 중요한 요인은 행복한 결혼생활에 있었다는 분석이다.

책은 ‘은퇴’를 삶의 발달과정의 중요한 이정표로 각별하게 조명했다. 은퇴를 어떤 시각으로 받아들이냐에 따라 후반부 삶의 질이 크게 달라진단다. 은퇴 후에는 자만심을 버리되 자존심을 지키고, 놀이활동을 즐기라는 것이 그의 충고다.

저자는 데이터를 탄탄하게 곁들이면서 “비탄과 기쁨으로 직조된” 삶의 드라마같은 사례를 감동적인 다큐멘터리처럼 풀어놓았다. 마지막 장에 ‘품위있는 노년의 최고전형’으로 그가 소개한 아이리스 조이의 사례(424쪽)를 읽어볼 것. 42년 연구에서 그가 얻은 깨달음이 한 편의 문학작품처럼 쓰여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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