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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밭 골프족, 얼음 골프족 참 대단들 하시네요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스노골프 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눈 위에서 볼을 치고 있다. 주황색 볼이 날아가는 모습이 보인다. ‘화이트’라 불리는 그린은 얼음으로 만들고 페어웨이는 공이 박히지 않도록 단단하게 다져 놓는다. [페르노리카 코리아 제공]
1월 들어 많은 눈이 내리면서 골프장마다 울상을 짓고 있다. 그런데 한겨울 눈밭임에도 적잖은 골퍼들이 필드를 찾고 있다.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 홍보팀 김유진씨는 “1월 들어 주말마다 평균 350명 정도가 골프를 즐겼다”고 말했다. 특히 폭설이 내린 데다 수은주가 영하 10도 밑으로 내려갔던 지난 9일에도 스카이72 골프장엔 무려 36팀이 필드로 나갔다. 이쯤 되면 골프 매니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골프 매니어는 한국에만 있는 게 아니다. 외국에서도 ‘눈 골프’, 혹은 ‘얼음 골프’가 성행하고 있다. 잔디에서 하는 골프보다 얼음 위에서 하는 골프의 역사가 더 긴지도 모른다. 17세기 네덜란드의 화가 반 데르 네르는 얼음에 구멍을 뚫어 놓고 클럽으로 공을 치는 사람들의 그림을 그렸다. 이 놀이는 콜벤(kolven), 혹은 콜프(kolf)라고 불렀는데 이것이 골프의 유래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현대 스노 골프를 만든 사람은 열혈 골퍼이자 정글북의 저자인 조셉 키플링(영국)이다. 1889년 겨울 미국 버몬트주를 여행하다 혹한 속에서 골프를 즐기면서 눈 골프의 규칙을 만들었다. 그린은 ‘화이트’라 부르고, 페어웨이에서는 공을 집어서 닦을 수 있고, 한 클럽 이내에 공을 옮겨놔도 무방하도록 했다. 볼을 잃어버렸을 경우 잃어버린 장소 부근에서 1벌타를 받고 친다는 룰도 만들었다.

그린랜드에서 열리는 아이스 골프 대회 모습.
이후 스노 골프는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세계 대회도 해마다 열리고 있다. 1980년대부터 스위스의 휴양도시 생모리츠에서는 스노 골프 챔피언십이, 97년부터 그린란드에선 아이스 골프 챔피언십이 열린다. 그린란드에선 매년 새로운 코스를 만들어 놓고 골프 대회를 연다. 9홀에 파 35 혹은 36으로, 전장은 일반 골프장보다 5% 정도 짧다. 아이스 골프 아카데미도 있다.

스위스 생모리츠의 스노 골프 챔피언십에 참가했던 페르노리카 코리아 유호성 홍보팀장은 “페어웨이 부분만 눈을 다지고 나머지는 그대로 놔두는데 눈이 깊어 러프에 들어가면 볼을 찾기가 아주 힘들기 때문에 체력이 매우 중요하다. 홀은 냉면 그릇만큼 컸다”고 말했다.

알래스카에서는 베링해 얼음 클래식이 열리고, 세계 최대 호수인 러시아 바이칼 호에서는 3월 마지막 주 바이칼 프라이즈 오픈 아이스 골프 대회가 열린다. 봄이라 날씨가 영상으로 올라가기도 하지만 얼음이 워낙 두꺼워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 이외에도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캐나다, 남미의 아르헨티나와 칠레 등에서도 규모는 작지만 유사한 대회가 있다.

스노 골프의 가장 큰 적은 추위와 태양이다. 빛을 반사하는 눈이나 얼음 위에서 볼을 치기 때문에 선글라스와 선크림은 필수다. 가끔 북극곰이나 늑대를 만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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