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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작은 오류, 거센 파장

제5보(41~51)=전략의 오류는 항상 일어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오류를 어느 시점에서 인정하느냐다. 박영훈 9단은 흑▲를 둘 때는 무심했으나 쿵제 9단이 백△로 응수하는 순간 흑▲의 오류를 깨달았다. A쯤 있으면 딱 좋을 흑▲가 너무 멀리 가 버린 것이다.

박영훈은 이때 오류를 바로 인정하고 ‘참고도 1’ 흑1에 두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백2를 받은 뒤 B나 C 어느 한쪽밖에 지키지 못한다는 사실이 못내 불만이었다. 그는 ‘참고도 2’의 수순을 머리에 그리며 사잇길로 가기로 마음먹었다. 백6의 축이 지금은 불리하지만 이 축머리를 이용, 우변에서 사건을 일으키기로 작심한 것이다. 잘만 되면 흑▲의 오류까지 모두 합리화될 수 있는 길이었다. 하나 일은 박영훈의 의도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이쪽의 덩치가 더 커지면서 저쪽의 ‘축’은 어느덧 남의 일이 됐다.

41로 치고 나가며 박영훈은 씁쓸히 되뇌었다.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와 버렸다’.

48로 흑 두 점은 장문이다. 흑은 우변을 돌파했다고는 하지만 46을 당한 데다 두 점마저 잡혀 영 신통치 않다. 게다가 49, 51의 후수가 불가피했다. 묘한 일이다. 흑▲의 오류는 작았으나 그 파장은 눈덩이만 해졌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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