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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Knowledge <124> 터널

‘산이나 바다·강 밑 등을 뚫어 만든 통로. 용도에 따라 철로나 도로·수로로 활용한다.’ 터널의 사전적 의미입니다. 터널은 서로 막혀 있던 지역을 연결해 줍니다. 거리와 시간을 단축해 국민의 생활을 바꿉니다. 7일 강원도 춘천 배후령에 길이 5.1㎞의 배후령터널이 뚫렸습니다. 국내 도로 터널로서는 가장 길지요. 지금 이 시간에도 곳곳에서 새 터널이 건설 중입니다. 터널의 이모저모를 알아보겠습니다.

이찬호 기자

강원도 미시령을 관통해 인제와 속초를 잇는 3.69㎞의 미시령 터널. [중앙포토]

영동선 솔안터널은 똬리식 철도 터널

국내 최초의 철로 터널은 은곡터널이다. 경북 청도군 청도읍 원리 경부선 청도~상동 간 상행선에 있는 터널이다. 1904년 3월 10일 준공됐으니 100년을 훌쩍 넘겼다. 국내 최초의 철도는 1899년 개통된 경인선(노량진~제물포)이지만 지형이 평탄해 터널이 없다. 길이 93m의 단선 터널인 은곡터널은 벽돌로 축조한 조적식(組積式)으로, 고속철도가 생기면서 개량됐다.

철로 터널은 산이 많은 곳을 지나는 영동선(89개)·중앙선(88개)·경부선(61)·태백선(53개) 등에 많다. 경인선과 대구선(대구~영천)에는 하나도 없다. 장항선(천안~장항)에는 1개뿐이다.

철로 터널 가운데 가장 긴 것은 충북 영동군 상촌면 유곡리와 경북 김천시 봉산면 태화리를 잇는 황악터널이다. 경부고속철도 상·하행선이 지나다니며 터널 길이는 9.9㎞, 2001년 11월 준공됐다.

그러나 올해 말이면 황악터널은 1위 자리를 내줘야 한다.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의 금정터널은 황악터널보다 배가 길다. 부산광역시 금정구 노포동과 동구 초량동 사이의 터널로 20.3㎞. 터널 중심선은 금정산을 통과하며 오른쪽으로는 동래 시가지, 왼쪽으로는 낙동강이 나란히 달린다.

도롱뇽 서식지 파괴 논란으로 공사가 두 차례나 중단됐던 천성산 원효터널도 길이가 13.28㎞에 달한다. 당초 예정보다 8개월 이른 2008년 4월 터널을 관통하고 현재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영동선 솔안터널은 이색적이다. 영동선 태백시 동백산과 삼척시 도계읍 구간은 표고차가 커 기차가 지그재그로 운행하는 스위치백이 있는 곳. 이런 철로를 대체하기 위한 솔안터널은 시작과 끝 지점의 표고차(380m)를 극복하기 위해 태백시 연화산을 한 바퀴 돌아 도계로 이어지는 이른바 똬리터널이다. 치악산 자락의 중앙선 제천~원주 간 똬리 굴에 이어 두 번째다. 2006년 관통한 뒤 올해 말 준공예정이었으나 공사비를 확보하지 못해 미뤄지게 됐다.

서울 왕십리와 경기도 수원 오리를 잇는 분당선에는 하저터널이 생긴다. 한강 수면 50m 아래를 뚫는다. 2007년 11월 상행선에 이어 2009년 8월 하행선이 관통돼 철로를 설치하는 등 후속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길이 846m. 이 터널은 지름 8.06m, 길이 9.9m, 무게 650t의 대형 쉴드(방패) 기계를 활용해 굴착하고 미리 제작한 터널 벽 조각을 조립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2011년 말 준공 예정이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14년 개통될 인제터널은 10.9㎞

올해는 경부고속도로가 개통한 지 40년 되는 해. 경부고속도로는 난공사 구간의 당재터널이 개통됨으로써 1970년 7월 7일 전구간이 개통됐다. 이 터널은 충북 옥천군 동이면 우산리와 청성면 묘금리 사이에 있다. 상행선이 692m, 하행선이 530m로 짝짝이다. 당재터널은 협곡이 있는 데다 13번의 낙반사고가 발생해 공사에 어려움이 많았다. 경부고속도로 개통식 일정까지 결정된 상황에서 단양시멘트 공장의 설비를 바꿔 양생기간이 짧은 조강시멘트를 생산해 시공하고, 3교대로 철야로 작업해 가까스로 터널을 준공했다.

고속도로 터널 가운데 가장 긴 것은 중앙고속도로 죽령터널. 경북 영주와 충북 단양을 가로막고 있는 죽령고개를 뚫은 것으로 길이는 4.6㎞. 고속도로 최초로 일부 구간은 기계식 굴착 공법, 일부 구간은 화약발파 공법으로 시공했다.

죽령터널은 2014년 말이면 동서고속도로 인제터널에 선두를 양보해야 할 처지다.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와 양양군 서면 서림리를 잇는 인제터널은 길이가 10.9㎞나 된다. 사람이 피난할 수 있는 갱이 37개소, 차량이 피난할 수 있는 갱이 20개소 있다. 운전자가 지루하지 않도록 4개 구간에 100m씩의 경관조명이 설치된다. 소화전 설비는 물론 전 구간 물 분무 설비를 갖추게 된다. 6개의 환기구와 2개의 수직갱으로 매연을 뽑아내고, 비상시 차량과 사람이 빠져 나올 수 있는 사갱(1개)도 있다.

대관령터널은 국내 가장 높은 곳에 있다. 횡계를 지나 강릉 방면으로 가다 맨 먼저 만나는 1터널의 시작점은 해발 750.7m. 국내 가장 높은 터널로 알려진 강원도 화천의 해산터널(694m)보다 56.7m나 높다.

최근 6년 만에 관통한 배후령터널은 개통하면 인제터널이 개통될 때까지 국내 최장 터널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춘천시 신북읍 유포리와 화천군 간동면 간척리를 연결하는 터널로 길이는 5.1㎞. 중앙고속도로 죽령터널보다 0.5㎞ 길다. 2012년 이 터널이 개통되면 춘천~양구 간 차량으로 가면 현재 1시간에서 30분으로 단축된다.

종교계와 환경단체의 반발로 우여곡절을 겪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사패산 터널은 길이 4㎞로 편도 4차선 터널로서는 국내에서 가장 길다. 2008년 개통한 강원 양구군 동면의 팔랑리와 해안면 만대리를 연결하는 돌산령터널(2.9㎞)은 북위 38.14도, 국내 최북단에 자리잡고 있다.

침매터널인 거가대로 해저터널 12월 개통

경남 통영시에 있는 통영해저터널은 2005년 근대문화유산(제 201호)으로 지정됐다. 미륵도와 당동 바다 밑을 연결한 길이 461m, 폭 5m, 높이 3.5m의 터널로 1932년 준공됐다. 바다 밑을 굴착한 것이 아니라 물길을 막은 뒤 콘크리트를 타설해 만들었다. 차량은 다니지 못한다.

경남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와 부산시 강서구 천성동 가덕도를 잇는 거가대로(8.2㎞)에 건설 중인 해저터널은 침매(沈埋)터널이다. 터널 형태의 콘크리트 구조물인 함체(函體)를 만들어 수중에 가라 앉혀 연결하는 방식이다. 길이 180m, 높이 9.97m, 너비 26.5m의 함체 18개를 연결해 3.7㎞의 터널을 만든다. 현재 함체 15개가 연결됐으며 3개는 3월 말까지 설치될 예정이다. 거가대로는 12월 개통될 예정이다.

한국터널공학회 정형식 고문(71·전 한양대 토목공학과 교수)은 “한국의 터널 시공 경험과 기술은 세계 정상급”이라며 “터널은 깊이와 용도에 따라 지하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의 터널

세계에서 가장 긴 터널의 길이는 얼마나 될까. 지상에서는 노르웨이의 이레르랄 터널(24.5㎞)이, 해저에서는 일본의 세이칸 터널(53.9㎞)이 첫째로 꼽힌다. 노르웨이의 오슬로와 베르겐을 연결하는 이레르랄 터널은 차량이 통행하는 양방향 2차로로 2000년 개통됐다. 이에 비해 1988년 개통한, 혼슈와 홋카이도를 잇는 세이칸 해저 터널은 열차만 다닌다.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영불 터널의 길이는 이보다 짧은 38㎞.

대림산업의 채희문 과장(토목설계과)은 “긴 터널을 건설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기술보다 좋은 지반 조건”이라며 “터널 안은 밀폐된 곳인 만큼 차량 사고나 화재 등에 대비한 방재시설과 주행 안전시설이 필수”라고 말했다.

이레르랄 터널은 암반 조건이 좋은 산악지형에 건설됐다. 터널을 둘러싼 지반이 단단해 굴착한 곳에 별도의 콘크리트 공사를 하지 않았다. 터널 안에는 차를 돌릴 수 있는 대형 회차로가 6㎞ 간격으로 세 곳에 설치돼 있다. 또 500m 간격으로 48개의 비상주차대가 있다. 터널을 지나가는 데 20여 분이 걸리는 만큼 운전자의 지루함을 방지하기 위한 조명시설과 완만한 커브 구간을 일부러 넣었다고 한다.

세이칸 해저 터널은 공사기간만 25년이 걸렸다. 1954년 태풍으로 쓰카루 해협에서 선박 5척이 난파돼 1430여 명의 인명 피해를 보자 일본 정부는 해저 터널 건설을 결정했다. 64년 공사에 착수하면서 완공까지 1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바다 밑 100m 구간까지 내려가는 난공사이다 보니 공사기간이 길어졌다. 암반 발파를 잘못해 터널 안으로 바닷물이 유입되는 바람에 33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열차로 횡단하는 데 40여 분이 걸린다. 지진에 대비해 주변의 암석과 흙이 충격을 흡수하도록 설계돼 건물이나 교량보다 안전하다고 한다.

채 과장은 “각국 간에 고층빌딩처럼 더 긴 터널을 건설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며 “독일은 알프스를 관통하는 54㎞의 터널을 건설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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