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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상징 해치택시‘펑크’나나

2월에 도입될 예정인 해치택시(사진)의 차량 공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해치택시는 뉴욕의 옐로캡, 런던의 블랙캡처럼 서울을 상징하는 택시의 새로운 이름이다. 제각각인 택시의 색깔을 서울 고유색 중 하나인 ‘꽃담황토색’으로 차량 전체를 칠하고 양쪽 문과 지붕 표시등에는 해치 문양을 넣기로 하는 등 서울시는 지난해 9월 디자인을 확정했다. 2월 1일부터 폐차되는 택시를 해마다 1만여 대씩 해치택시로 바꿔 2017년까지 7만여 대의 택시를 모두 바꾼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대·기아·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해치택시 생산을 위해 페인트를 확보하거나 도장 라인을 조정한 업체는 아직까지 없다.

기아자동차 관계자는 21일 “꽃담황토색은 현재의 택시 색깔이 아니어서 만들어 내는 데 시간이 걸리고, 만들어 낸다 해도 도료를 저장하기 위한 공간 확보가 필요하다”며 “자동차 업계는 전혀 준비가 안 됐는데 서울시가 2월까지 무조건 생산하라고 해 예스(Yes)도 노(No)도 못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치택시를 위해 도장 공정을 대폭 손질하면 수출 차량을 포함한 전체 생산 물량에 차질이 생긴다”며 “백미러나 범퍼 등 외부 하청업체가 제작하는 부품의 도색 문제도 해결이 안 된 상태”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흰색 차 위에 칠하느냐 검은색 차 위에 칠하느냐에 따라 같은 꽃담황토색도 다르게 보이고 플라스틱과 철판 위에 칠하는 색이 서로 달라 보인다”며 “컬러 통일을 위해서는 정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예정대로 2월 해치택시 도입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김기현 택시관리팀장은 “지난해 9월 협의 당시 자동차 회사들이 3개월 내에 해치택시를 생산하기로 했다”며 “아직까지 해치택시가 생산되지 않고 있으나 2월부터는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택시 조합에 공문을 보내 ‘2월부터 해치택시로 신규 등록을 하지 않으면 과징금 10만원을 부과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자동차 제조회사가 꽃담황토색 택시를 생산하지 못하고 서울시가 도입을 연기하지 않으면 개인택시 운전사나 법인택시 조합은 다음 달부터 개별적으로 도장 공장에 가서 도색을 해야만 신규 등록증을 받을 수 있다. 서울에는 현재 7만2500대(개인 4만5200대, 법인 2만7300대)의 택시가 영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택시 조합과 법인택시 조합은 한 대당 100만원에 달하는 도색 비용을 부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개인택시 조합 여춘식 관리팀장은 “자동차 업계와 협의가 잘 돼 2월부터 해치택시가 차질 없이 공급될 것이라는 서울시의 약속만 믿고 있었다”면서 “영세한 업체 형편상 도색 비용을 조합이 부담할 수 없다는 뜻을 서울시에 여러 차례 밝혀 왔다”고 말했다.

그는 “택시 차령(4~7년)이 다 돼 수출용이나 자가용으로 팔 때가 되면 꽃담황토색을 지우기 위해 100만원을 들여 또 한 번 도색을 해야 하는데 이중의 부담을 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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