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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se-up] 영업이익 흑자 전환 하이닉스 김종갑 사장

“천수답으로 농사를 시작해 이제 겨우 수리시설을 갖춘 느낌입니다.”

하이닉스반도체의 김종갑(59·사진) 사장은 21일 서울 여의도 우리투자증권에서 4분기 영업실적 발표를 한 직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천수답’으로 말문을 열었다. “2007년 초 취임 이후 2년 동안 변덕스러운 반도체 시황에 따라 실적이 널뛰는 천수답식 농사를 지었다면 지난해부터는 수리시설을 지어 가뭄에 대비하는 사업구조로 전환했다고 볼 수 있지요.”

하이닉스는 지난해 국내외 사업장 실적을 합한 연결기준으로 7조9060억원의 매출과 192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전년 1조9200억원의 영업적자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이자비용 등 기타 영업외비용 탓에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 3330억원을 기록했다.

두어 달 전만 해도 김 사장 스스로 흑자 전환이 가능할지 확신을 갖지 못했다. 1분기 5150억원, 2분기 2110억원 영업적자의 내상이 너무 큰 때문이었다. 3분기 209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한 해를 통틀어 흑자가 되긴 어려울 걸로 여겼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에 기대를 웃도는 708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김 사장이 얘기하는 ‘수리시설’은 연구개발(R&D)이다. 산업자원부 차관과 특허청장을 거친 그였기에 R&D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취임 후 2년간 R&D에 주력해 최근 2년간 연 매출의 10% 안팎을 R&D에 쏟아부었어요. 어려울수록 기본과 기초체력에 충실해야 한다는 사실을 절감했지요.”

김종갑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은 지난해 냉탕, 온탕을 다 맛봤다. 지난해 초 1Gb(기가비트) DDR3 D램의 고정 거래 가격이 1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가 여름부터 슬슬 꿈틀거리기 시작해 올 초 2.38달러까지 오른 것이다. R&D와 함께 마케팅을 강화했다. 기존 고객이라도 비싸지만 성능이 뛰어난 프리미엄 제품으로 옮겨가도록 설득했다. 그 결과 모바일·그래픽·서버용 D램 등 고부가가치 D램 제품 비중이 2008년 44%에서 지난해 53%로 커졌다.

-향후 D램 전략은.

“ 범용 D램 사업 비중을 줄이고 고객 맞춤형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을 키울 계획이다. 올해 반도체 시황은 좋은 편이다. PC 수요만 15%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PC뿐 아니라 휴대전화와 게임기·e-북·디지털TV 등 D램을 요구하는 기기가 다양해져 시장도 다변화됐다. 낸드플래시 생산을 늘리기 위해 충북 청주공장에 1조원을 투자하는 등 총 2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대규모 차입이나 신주 발행 없이 안에서 필요 자금을 해결하는 원년으로 삼겠다.”

-장기적인 R&D 방향은.

“30∼40나노 미세공정 개발이 한계에 다다르면 하나의 칩에 여러 개의 메모리를 쌓아 올리는 패키징 개발에 주력하려고 한다. 11년 전 D램과 낸드플래시의 장점을 고루 갖춘 비휘발성 메모리 STT램을 개발하려고 삼성전자와 손잡았다가 그만둔 적이 있는데, 지난해부터 공동 개발을 재개했다. 잘하고 있는 D램 사업에 주력하되 인접 분야로도 진출하겠다.”

-지난해 인력 구조조정이 있었다.

“104명의 임원을 65명으로 줄였다. 대신 직원들에게는 일하고픈 부서를 물어 이를 최대한 반영하는 인사를 했다. 안에서 좋은 사람 많이 키우자는 것이다. 특히 R&D 분야의 인력이 부족하면 경험 있는 엔지니어를 해외에서도 스카우트하겠다.”

-회사 매각작업은 잘 되고 있나.

“채권단이 이달 말까지 인수의향서를 받기로 했다. 국내 자본에 매각하는 방향을 정해놓고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안다. 외국인 주주 비중이 지난해 말 12%에서 26%를 넘어섰다. 그만큼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다는 방증이다. 매각작업이 순조로울 것이다.”

-민간 비즈니스맨으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나.

“(웃으며) 모자라는 면이 많다. 좋은 후배와 열심히 일해주는 직원들 때문에 버틴다(특허청장 시절부터 자주 하는 말이다). 훌륭한 후배 많이 키우는 데 관심이 많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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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