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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00만 달러 내겠다”에 대만 “그럼 우린 500만 달러”

16일(현지시간) 아이티 포르토프랭스 항구에 정박해 있는 선박에 지진 이재민들이 발 디딜 틈 없이 타고 있다. 아이티 이재민들의 국외 탈출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포르토프랭스 로이터=뉴시스]
재난의 땅 아이티가 ‘구호 외교’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새로 태어날 아이티에서의 영향력 확보를 위해 각국이 경쟁적으로 구호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은 지진 발생 직후 대규모 군병력과 함께 항공모함을 파견했다. 구호지원금으로 1억 달러(약 1100억원)를 내놓았다.

미국의 노림수는 카리브해에서의 영향력 확대다. 쿠바를 견제하기 위해 바로 옆에 위치한 아이티를 우군화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부시 행정부가 2004년 동남아 지진해일 때 소극적으로 대처해 실추된 대외 이미지를 개선하려 한다는 분석도 있다.

중남미 좌파 국가들은 이를 곱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대통령은 “전쟁 상황도 아닌데 미국이 무장병력을 대규모로 파견하는 것은 대지진을 이용해 아이티를 점령하려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니카라과의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도 아이티에서의 미군 철수를 촉구했다.

중국과 대만도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아이티는 대만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23개국 중 하나다. 반면 중국은 아이티와 외교 관계가 없다. 중국은 대만을 의식해 아이티 구호에 발벗고 나섰다. 먼저 100만 달러(약 11억원)의 구호 지원금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50여 명의 구조대와 함께 20t의 구호물자도 제공했다. 중국은 아이티의 유엔 평화유지 활동(PKO)에 참여 중인 중국인 구조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속내는 미국의 뒷마당인 카리브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만은 이에 질세라 중국 지원액의 다섯 배인 500만 달러(약 55억원)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수교국 아이티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좌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이달 말 중남미 방문 때 아이티 방문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대만은 ‘아이티 지진 공동구조대를 구성하자’는 중국의 제안도 거부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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