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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자촌 담 벽화로 새 생명 … ‘도심 재생’눈 돌린 지자체

부산시의 ‘도심재생’ 사업으로 철거대상에서 벗어나 관광명소로 탈바꿈한 남구 문현1동 안동네 마을을 찾은 관광객들. [송봉근 기자]


17일 부산시 남구 문현1동 안동네. 부산시 남구와 부산진구를 가르는 황령산 남서쪽 자락에 위치한 달동네다. 이 마을 시멘트 담장에 그려진 그림 앞에서 서너 명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마을 꼭대기에 자리 잡은 돌산공원에는 야외무대 공사가 한창이다.

활력 되찾은 부산 문현동의 경우



행정구역상 문현1동 15통인 이 마을은 경사면 5만여㎡에 50∼80㎡ 규모의 판잣집 250채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6·25전쟁 직후 피란민들이 공동묘지 사이 빈터에 집을 지으면서 형성된 마을이다. 지금도 집 사이에 무덤 80여 기가 산재해 있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이다.



이런 여건으로 이 마을은 한때 철거대상이었다. 땅이 모두 국·공유지여서 부산시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밀어버릴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부산시는 이 마을을 철거하지 않고 2년 전부터 ‘도심재생’ 대상지로 선정해 마을을 뜯어고치고 있다.



지금까지 도심 재개발은 원주민을 몰아내는 철거 위주였다. 그러나 이제는 부산시 안동네처럼 원주민이 그 자리에서 더 잘 살 수 있도록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자치단체들이 늘고 있다.



도심재생사업이 시작되기 전까지 안동네는 쓰레기 천지였다.



돌산공원은 술주정꾼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이 마을은 지난해 부산시가 국토해양부의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 시범사업에 응모해 선정된 뒤 도심재생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우선 마을 환경 개선을 위해 쓰레기를 치웠다. 2008년 6, 7월 두 달 동안 전국의 자원봉사자 230명을 모집해 시멘트 담장 48곳에 벽화도 그렸다.



황숙이(51·여) 1통장은 “처음엔 ‘판자촌에 웬 그림이냐’고 반대하던 주민들도 해맑은 그림을 자주 보면서 표정이 밝아지고 의욕적으로 바뀌어 갔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태도가 바뀌면서 마을에 연탄이나 쌀을 보내주는 후원자들이 10여 명 생겼다. 10여 채의 빈집에도 사람이 들어왔다.



대전시는 2006년 9월부터 ‘무지개 프로젝트’라는 도심재생사업을 시작했다. 지역 최대 규모의 영구임대아파트 단지인 동구 판암동 주공 3·4단지(2415가구)부터 시작해 법동·월평동 영구임대아파트, 달동네인 대동·부사동, 문창동까지 대상 지역을 넓혀 가고 있다. 이 곳은 기초생활수급자 비율이 시 평균보다 2배에서 최고 5배나 높은 가난한 동네들이다.



대전시는 이들 마을 입구마다 꽃나무와 돌탑으로 단장한 쌈지공원을 만들었다. 판암동 앞길은 영화배우 권상우 등 대전 출신 유명인들의 사진과 핸드프린팅 등으로 장식한 ‘스타의 거리’를 조성했다.



먼지 풀풀 날리던 학교 운동장은 초록의 인조잔디구장으로 바뀌었고 우레탄 트랙도 설치됐다. 도서관도 세웠다. 시는 이를 위해 복지·건축·교통·교육·문화예술 등 사실상 시청의 모든 부서가 참여하는 프로젝트팀을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시는 987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대전시의 무지개 프로젝트는 스웨덴 스톡홀름, 프랑스 파리 등 해외 자치단체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다녀갈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전국에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라는 이름의 도심재생사업 대상지로 전국에서 26곳을 지정한 뒤 지난해 144억원을 지원했다.



경상대 김영(도시공학과) 교수는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는 곳에서 낡은 주택을 철거한 뒤 아파트를 짓는 획일적인 재개발은 지양할 때가 됐다. 해외에서 활발한 도심재생사업을 국내에도 확대해 주거환경 개선은 물론 사회·문화적 재생까지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진·서형식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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