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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 분명한 정책토론 펼친 후보가 대선서 이긴다”

2010년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 TV토론이 도입된 지 50년이 되는 해다. 1960년 존 F 케네디와 리처드 닉슨간의 첫 TV 토론은 선거의 승패를 갈랐고 그 뒤 선거 캠페인 방식을 통째로 뒤흔들었다. 미 대통령 TV토론은 도입 초기 방송사와 여성유권자연맹등이 주관하다 88년 대선부터 ‘철저 중립’을 표방하는 비영리 독립기구인 대통령선거 토론위원회(CPD:Commission On Presidential Debates)가 맡고 있다. 프랭크 J 파렌코프 주니어(71·사진) CPD 공동 의장은 출범 때부터 지금까지 자리를 지킨 유일한 인물이다. 22년 동안 여섯 차례의 대선 TV 토론을 지켜봤다. 12일 워싱턴DC 그의 사무실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출범 22년 맞은 미국 대통령선거 토론위원회 ‘산증인’ 파렌코프 공동의장

-2008년 대선부터 이야기 하자. 토론만 보고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이길 줄 알았나.



“솔직히 그랬다. 대통령 TV토론회 16번, 부통령 TV토론회 6번의 경험에서 남는 게 있더라.(웃음)”



-뭐가 달랐기 때문인가.



“미국인들은 현안에 대해 깊은 정책적 식견이 있는 사람을 원한다. 오바마는 아주 일관되게 정책지향적인 토론을 펼쳤다. 또 그 메시지가 매우 분명했다.그러나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는 조금도 정책 중심의 토론을 펼치지 않았다. 여기에다 두 후보의 신체적 차이가 더해졌다. 매케인이 베트남전 참전의 영웅이긴 하지만 안타깝게도 전쟁 후유증으로 어깨와 손의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했다. TV를 본 사람들은 모두 그걸 알아차렸다. 그의 모습은 늘씬한 운동선수 몸매의 젊은 후보와 너무나 극적으로 대비됐다.”



-오바마가 더 똑똑해 보였다는 뜻인가.



“오바마는 현안에 대한 설명을 아주 부드럽게 해내는 특장을 보였다. 오랜 친구 사이로 토론 사회를 봤던 CBS 앵커 출신 밥 쉬퍼의 설명이 적절하다. ‘질문을 던질 때마다 매케인은 바쁘게 종이에 적는 모습을 보였다. 오바마는 차분히 앉아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리는 듯했다. 오바마는 어려운 현안에 대한 답변도 매우 주의깊게 평균적인 미국인들이 알기 쉽도록 설명하는 능력을 발휘했다. 반면 매케인은 일반인들이 알기 어려운 용어를 여러차례 썼다’ 그의 지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토론과정에서 만난 오바마의 사적인 모습은 어떠했나.



“보이는 그대로였다. 친근하면서도 카리스마가 넘쳤고, 매우 외향적이었다. 오바마와 부인 미셸은 3번의 토론회 때마다 카메라맨·오디오맨 할 것 없이 토론회를 준비한 모든 사람들에게 악수를 청했다.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열린 2차 토론회 때는 오바마가 원하는 참석자들 전원과 악수하고 사진 찍는 동안 경호원들이 출입을 통제해 참석자들이 비를 맞고 기다려야 하는 불편까지 겪을 정도였다. 그는 사람을 다루는 기술(people Skill)이 대단했다.”



- 그럼 TV토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식견과 외양인가.



“한가지 더 있다. 인간적인 매력이라고 해야할까, 개인적 호감(likability)이다. 미국인들은 자신이 대통령을 좋아하기를 원한다. 어떤 면에서 그것은 정책 이상이다. 2000년 대선에서의 조지 W 부시와 엘 고어, 2004년 대선에서의 부시와 존 케리가 그 예다. 엘 고어는 대선 당시 인터넷을 직접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로 지적인 이미지였다. 존 케리 역시 외교정책 현안에 높은 식견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 모두 배시시 웃기 잘하는 부시보다 미국인들의 호감을 사지 못했다. 빌 클린턴이 모니카 르윈스키 스캔들 와중에서도 재선에 성공한 것 역시 그가 지닌 높은 호감도가 작용한 것이다.”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뛰어난 토론자를 꼽는다면.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이들 세 사람이 최고였다. 세 사람은 각기 스타일은 달랐지만 모두 자신의 의사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능력을 지닌 최고의 커뮤니케이터들이었다. 레이건은 특히 유머와 촌철살인의 한마디에 강했다. 선거 캠페인 당시 한 방송기자가 레이건에게 ‘고령이 약점 아니냐’고 물었다. 레이건은 ‘나는 상대 후보의 경험 부족을 선거에 이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상대 후보였던 월터 먼데일은 훗날 나에게 ‘레이건의 답변을 듣는 순간 선거에서 패배할 거라는 걸 직감했다’고 회고했다.”



-조셉 바이든과 세라 페일린이 맞붙은 2008년 부통령 TV 토론을 회고한다면.



“페일린은 토론 전 처음 만났다. 그녀는 예쁘고 매력적이었다. 미리 토론장에 들어와 7개의 카메라가 어떻게 배치돼 있는지, 가족들의 자리는 어딘인지 꼼꼼히 따졌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차례만 진행된 둘의 대결은 무승부였다. 오랜 상원의원 경험의 바이든은 프로였다. 페일린은 일천한 경험에 비해 예상보다 훌륭하게 바이든을 막아냈다. 유권자들이 자신의 정치철학에 따라 승패를 다르게 느꼈을 수는 있지만 객관적으로 어느 한쪽이 이겼다고 보기는 어려운 토론이었다.”



-부통령 후보 이후 4년의 경험을 더 쌓게 될 페일린이 차기를 바라볼 수 있을까.



“지금으로선 ‘아니다’가 내 답이다. 인기도 많고 카리스마도 있지만 공공정책에 대한 식견의 정도가 아직 나를 확신시키지 못하고 있다. 매케인 선거캠프에서 일했던 인사는 나에게 ‘페일린이 북한과 남한을 구별하지 못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앞으로의 그의 잠재력은 전적으로 그의 몫이다.”



- 그렇다면 2012년 차기 대선 구도는 어떻게 예측하나.



“민주당은 큰 이변이 없는 한 오바마-바이든 조(組)가 재출전할 것이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긴 하지만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로는 미트 롬니 전 메사추세츠 주지사가 가장 유력할 것으로 본다. 한가지 더 첨언하면 공화당에 다크호스가 한 명 있다. 사우스 다코다 주의 상원의원인 존 튠(48)이다. 그는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였던 톰 대슐을 물리쳤다. 오바마처럼 키 크고 운동선수 같이 매력적인 외모의 ‘영 맨’이다. 튠은 지금 공화당 정책위원회에서 주요 국정현안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다. 지켜볼 만하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은.



“민주-공화당간 당파적 대결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94년 하원의 깅리치 공화당 원내대표와 게파트 민주당 원내대표는 6개월 동안 말 한마디 하지 않은 적도 있다. 그럼에도 현 상황을 보면 오바마가 초당적 국정 운영에 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대통령과 정당 주요 지도자 간 사적인 접촉이 더 많아져야 한다. 레이건은 수시로 야당 인사들과 술잔을 기울였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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