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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이티의 눈물, ‘지구공동체’가 함께 씻어주자

연일 보도되는 아이티의 참상은 그야말로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다. 무너진 콘크리트 잔해에 시신들이 깔려 있고, 거리에는 미처 수습하지 못한 주검이 산더미다. 주검들은 덤프트럭에 실려 교외의 거대한 구덩이에 쓰레기처럼 매몰된다. 병원마다 머리가 깨지고 팔다리가 부러진 환자들이 장사진을 이루지만 의사도 없고 의료장비도 태부족이다. 눈물이 말라붙은 어린아이가 안타깝게 내민 손이 핏발 선 어른들에 의해 밀쳐지는 대목에선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현대 문명의 잔해 위에서 죽음을 향한 카운트다운만 계속되고 있다.



아이티의 참상은 인류에게 시대적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 같다. 과연 문명이 무엇이고, 인간이 무엇이고, 이 지구가 무엇인지 말이다. 특히 수십만 명의 생명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이런 재난에 거의 속수무책인 인류의 나약함에 답답함만 느낄 뿐이다.



세계는 이미 하나의 유기체로 작동하고 있다. 특히 경제적 측면에서 그렇다.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는 전 세계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피플파워에 의한 동아시아 민주화도 마찬가지 맥락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국지적 자연재해가 전 지구적 영향을 미치는 범주에 포함된 것이다. 일본의 고베 지진, 동남아 일대를 강타했던 쓰나미, 중국의 쓰촨 지진에 이어 이번 아이티의 참상을 보면 그렇다. 아이티 사태가 다른 재난에 비해 더 심각한 것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구호체계가 미비하다는 점 때문이다. 나라의 기능이 사실상 정지됐다. 공항에 구호품이 쌓여도 전달체계가 마비된 상태다. 인프라도 취약하다. 그렇더라도 우리는 포기할 수 없다. “아무도 우리를 도우러 오지 않는다”고 울부짖는 한 아이티 여인의 절규를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런 가운데 국제사회가 발벗고 나서고 있다. 미국은 ‘사상 최대의 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리 정부도 100만 달러의 긴급 구호 외에 추가 지원을 모색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국제사회의 지원이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데 있다. 유엔 산하에 이와 비슷한 지원 역할을 맡는 부서가 있으나 규모나 조직이 미비하다고 한다. 이번 아이티 사태를 계기로 보다 효율적인 국제지원 시스템이 구축됐으면 한다.



올해는 한국이 의장국이 되는 G20 정상회의가 열린다. 경제위기 이후의 세계 경제 회복에 대한 대응책이 중점 논의될 예정이나, 이 기회에 아이티와 같이 불행을 겪고 있는 국가들의 재건을 어떻게 도울 것인지도 의제에 포함되기를 바란다. 일제치하에서 신음했고, 지진보다 더한 6·25전쟁을 겪은 한국은 폐허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궜다. 하지만 여기에는 현재 가치로 모두 600억 달러에 이르는 해외원조가 있었음을 잊어선 안 된다. 이제는 이런 빚을 세계에 갚아야 할 때다. 정부와 국민이 아이티 지원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이유다. 특히 한국은 폐허에서 첨단을 건설한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와 함께 한국형 원조모델도 설계하고 한국식 경제발전 경험을 공유하는 데 다대한 공헌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폐허 속에서 어린아이들이 구조되고, 새 생명의 울음소리도 들려 온다. 이들은 아이티의 미래이자 지구의 미래다. 아이티의 재건에 우리 국민도 세계시민으로서 인류애를 발휘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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