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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박근혜 전 대표, 반대하더라도 대화는 응해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심지어 충청지역의 여론이 돌아서도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대화의 문은 닫아건 채 이렇게 외통수 대결의 길로 치닫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정치지도자의 태도가 아니며, 국민을 위해서도 불행이다.



감정다툼으로 치닫고 있어 세종시 문제가 어디로 갈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최상의 길은 패자(敗者)가 없는 해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권 내에, 또 여야 간에 충분한 토론을 통해 절충안을 도출해 내야 한다. 이것을 이기고 지는 게임으로 생각하면 대결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민주정치의 기본은 대화와 타협이다. 대화 없이 자기 의견만 던진다면 정치가 설 자리가 없다. 정치는 극한적인 대결 상황도 풀어낼 수 있는 가능성의 예술이다. 그런 해법을 도출하는 것이 정치지도자의 경륜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박 전 대표부터 마음을 열어야 한다.



물론 정치인에게도 타협하기 어려운 기준이 있을 수 있다.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박 전 대표가 이 대통령을 돕기 위해 충청지역에서 수없이 다짐했던 약속을 생각하면 이제 와 다른 말을 하는 것이 얼마나 구차할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약속도 결국 국민을 위한 것이다. 과거에 내뱉은 말 한마디에 얽매여 국가적 불행을 보고도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말 나라를 위해 무엇이 도움이 되는가’다. 박 전 대표는 과거의 약속을 말할 뿐 아직 행정부처 이전의 타당성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또 염두에 둬야 할 것은 ‘국민이 진정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다. 박 전 대표가 이 대목에 대해 분명한 의견을 밝히지 않은 것은 그나마 대화의 여지를 남겨둔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 대통령도 좀 더 적극적으로 박 전 대표와 의견을 나눌 필요가 있다. 박 전 대표는 이 대통령만 믿고 충청지역 주민들에게 행정부처 이전 약속을 믿어 달라고 했다. 그런 점에서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에게 부담을 지고 있는 셈이다. 설령 그런 일이 없었다 하더라도 이런 중대한 일을 추진하면서 당내 상당한 세력을 가진 중진 정치인과 의견을 나누는 것은 필요한 과정이다.



당장 법을 고치려면 박 전 대표의 협조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일부에서는 국민투표나 여론조사를 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자칫 이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로 간주될 소지가 있는 데다 헌법(72조)상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는 것은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으로 제한돼 있다. 또 국회가 만든 법을 국민투표나 여론조사로 뒤집는 것은 3권 분립과 민주정치의 안정성을 해치는 것이어서 결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결국 세종시법을 고치려면 국회를 통할 수밖에 없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토론을 통해 공감대를 넓혀 나가야 한다. 정치적 역량을 총동원해 한 발씩 양보한다면 길은 반드시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정말 나라를 위한다면 모양과 격식과 체면을 따질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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