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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신안(新案) 발표 이후] 박근혜 “충청권 여론이 바뀐다 해도 입장 변함없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을 나오며 세종시 신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안성식 기자]


-세종시 신안에 반대하는 것과 관련해 ‘제왕적’이라는 비판이 있다.

침묵 깨고 ‘원안 고수’ 재확인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자고 한 것을 갖고 제왕적이라고 한다면 저는 제왕적이라는 말을 백 번이라도 듣겠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치 논리로 가는 것 같다’고 우려하는데.



“국민하고 한 약속을 지키자고 한 얘긴데…. 그때 약속할 때 모두 얼마나 절박했나. 어제(11일) 신안 추진에 대해 ‘버스 기사가 승객을 태우고 가다 낭떠러지를 만나 안전한 데로 간다’(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의 말)고 하는 비유를 들었다. 정말 잘못된 생각이다. 버스 기사만 낭떠러지를 봤다고 한 것이다. 승객들은 보지도 못했는데….”



-신안에 대한 충청권 여론이 호전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제 입장은 분명히 밝혔고, 변함이 없다.”



-여론 변화와 입장 고수는 별개란 얘긴가.



“저는 이미 약속을 국민에게 했고, 법을 제정한 것이다. (정운찬 국무총리가) 자꾸 날 설득하겠다고 해서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키라고 한 건데…. 말뜻을 못 알아들으시는 것 같다.”



-이 대통령을 만날 용의는.



“제 입장이 이미 나왔고 정부 입장도 나왔는데 (만난다고) 달라질 게 있겠느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2일 침묵을 깼다. 세종시 신안이 발표된 지 하루 만이다. 그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로버트 킹 미국 북한인권대사와 만났다. 그러곤 사무실 앞에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 앞에 섰다.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였다. 박 전 대표는 세종시 신안과 관련한 질문에 망설임 없이 답했다. 표정과 말투는 부드러웠지만 강경한 단어들이 튀어나왔다.



결론은 분명했다. “기존 입장에 변화 없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라”는 것이었다. 이 대통령이 ‘소속에 따라 의견이 뭉쳐져 가는 게 안타깝다’고 한 것에 대해선 즉답을 피한 채 “그건”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계파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걸 수용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한동안 여론의 흐름을 보며 침묵할 것이라는 일부의 예상과 달리 박 전 대표가 세종시 신안에 반대 입장을 재확인함에 따라 여권 내 논란은 조기 점화될 전망이다. 일부 측근들은 “여론의 추이를 좀 지켜보자”고 했지만 박 전 대표는 기다리지 않았다. 세종시 원안을 만들 당시인 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계약’을 한 당사자로서 원안을 포기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친박계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2007년 대선 경선에서 패배한 뒤 은둔하다시피 한 박 전 대표 측의 전략가 유승민 의원이 세종시 문제에 대해 연일 날 선 발언을 하고 있다. 그는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국민 혈세로 재벌에게 특혜를 주는 정경유착이며, 충청표를 의식한 위선적 포퓰리즘이고, 세종시 이외의 지방을 죽이는 잔인하고 위헌적인 차별”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지금까지 세종시를 둘러싼 친이-친박 간 갈등은 ‘친이 인사들의 박 전 대표 비판→ 이정현 의원의 반박’ 등의 수순을 밟았다. 하지만 유 의원의 등장으로 박 전 대표 측이 신안에 대한 정책적 공세까지 시작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자제령과 성명전=한나라당은 이날 올 들어 첫 의원총회를 열었다. 당 지도부는 당쟁 자제를 호소했다. 정몽준 대표는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우리끼리 싸운다면 현명한 모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세종시 문제에 대해 많은 토론을 할 예정이다. 상호 비방을 자제하고 내용을 갖고 토론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의원들은 성명전을 이어갔다. 친이계인 이군현 의원은 박 전 대표를 겨냥, “당내 논의부터 차단하는 것은 진정한 지도자의 모습이 아니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친박계 조원진 의원은 “신안 추진은 패착 중 패착으로 졸작이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가영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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