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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수 리듬, 안숙선 소리, 국수호 몸짓 … 3D로 즐겨볼까요

디지털 기술은 김덕수를 복제해 무대에 올려놓았다. 바람에 날리는 꽃잎도 기술의 힘이다. 50년 동안 장고를 연주한 김덕수는 ‘디지로그 사물놀이’로 공연의 새로운 형태를 제시한다. 이달 열리는 공연에서 다양한 실험을 만날 수 있다. [디스트릭트 제공]


불 꺼진 무대 위,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걸어 나온다. 그는 영혼이 말라버린 현대의 모습을 ‘사막’에 비유해 설명한다. “자, 그럼 저와 함께 사막으로 가 보실까요.”

‘디지로그 사물놀이…’ 27일 개막



객석의 박수 소리와 함께 무대 위에서 발걸음을 떼는 이 전 장관. 그런데 그가 순식간에 눈 앞에서 사라진다. 바람에 쓸려간 듯하다. 아니, 우리가 본 것이 본래 신기루였던 것도 같다. 의아해하는 사이 장고·북·꽹과리·징이 등장해 청중의 마음을 두드린다.



이상은 27~31일 열릴 공연, ‘디지로그 사물놀이-죽은 나무 꽃 피우기’의 오프닝 장면으로 구상된 것이다.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전 장관은 “가상 현실과 실제 현실이 하나가 되는 현장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이번 공연을 설명했다. 공연 서두에 등장하는 이 전 장관의 모습은 미리 촬영한 것을 홀로그램으로 바꿔 무대 위에 상영하는 것이다.



◆가상+현실=판소리 명창 안숙선 선생 또한 이번 공연에 참여한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다른 공연과 일정이 겹쳤다. 그래도 그는 공연을 빼먹지 않는다. 닷새 동안 한번만 ‘라이브’다. 나머지 나흘은 홀로그램으로 출연하기 위해 미리 촬영을 마쳤다. 김덕수 사물놀이패는 진짜 안숙선, 홀로그램 안숙선과 모두 협연하고, 안숙선은 같은 시간 두 곳에서 동시에 노래하는 셈이다.



안숙선의 소리, 무용가 국수호의 몸짓, 김덕수의 리듬이 힘을 합쳐 사막에서 꽃을 피운다는 것이 공연의 내용이다. 차가운 겨울을 뚫고 풀이 자라나고 나뭇잎이 피어난다. 한 겨울의 고드름이 떨어져 깨지면서 사막의 겨울은 끝나고 매화가 한 가득 피어 공연장을 온통 뒤덮는다. 이 같은 문명의 사계(四季)가 입체 홀로그램으로 표현된다.



이 가상 현실은 사람의 개입을 허용한다. 청중의 박수 소리, 출연자의 즉흥적 표현에 디지털 홀로그램이 다르게 반응한다. ‘디지털 나뭇잎’을 틔워내기 위해서는 김덕수가 ‘진짜’장고를 두드려야 한다. 이 진짜 소리들에 맞춰 풀과 꽃이 춤을 춘다. ‘디지털’ 대신 아날로그가 결합된 ‘디지로그’가 공연의 이름이 된 이유다. 이 전 장관은 “가상의 현실을 보여만 주던 산업 기술을 참여 가능한 예술로 바꿔내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기술+예술=‘디지로그 사물놀이’는 지난해 9월 1일 첫선을 보였다. 온·오프라인 통합 교육기관인 창조학교가 문을 열던 날이었다. 서울 청담동의 디지로그 체험관인 ‘UX 스튜디오’에서 짧은 공연이 시험적으로 펼쳐졌다. 사물놀이패 사이로 배꼽티를 입은 금발의 여인이 나와 서양의 춤을 풀어놨다.



이달 열리는 무대는 이를 발전시켜 공연용으로 만든 것이다. 공연 시간은 총 1시간 20분. 다섯 달 사이에 더욱 발전한 디지로그 기술을 풀어놓는다. 공연의 기술을 담당하는 업체 ‘디스트릭트’의 최은석 대표는 “이전 홀로그램 기술은 100% 수입했지만 현재는 80%까지 국내화 시켰다”고 소개했다.



이 전 장관은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에서 볼 수 있듯, 미국이 개발한 기술을 일본이 산업화 하고 한국인은 이를 예술로 만들었다. 디지로그 사물놀이 또한 이러한 사례로 추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공연은 오는 5월 ‘2010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에서의 세계 무대 데뷔를 추진 중이다.



▶27~31일 평일 오후 8시, 토·일요일 오후 2시·6시/서울 사직동 광화문아트홀/4만~5만원/02-722-3416.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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