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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가 부르고 와야지? 믿음직한 연아, 믿을 만한 빙속 듀오, 믿어도 될 쇼트트랙

김연아
2010년 밴쿠버 겨울 올림픽(한국시간 2월 13일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대한체육회는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 이상을 획득, 2회 연속 ‘톱10’ 안에 들겠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 ‘전통의 메달밭’ 쇼트트랙에서 금메달 3개 이상을 따고, 김연아(피겨스케이팅)와 이강석(스피드스케이팅) 등에게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의 ‘비쇼트트랙 금메달’에 대한 기대는 어느 때보다 크다. 한국은 1948년 스위스 생모리츠 대회부터 겨울 올림픽에 참가했지만, 그간 쇼트트랙 외의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낸 적이 없다. 2006년 토리노 겨울 올림픽에서도 한국은 쇼트트랙에 걸린 8개 중 6개를 휩쓸면서 금 6개, 은 3개, 동 2개로 역대 최고인 7위에 올랐다.



[밴쿠버 겨울올림픽 D-31]

온누리 기자



김연아 ‘방심은 없다’ 막바지 체력 훈련



김연아(20·고려대)는 여자싱글의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세계 피겨 전문가들이 “경쟁자가 없다”고 입을 모을 정도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약점으로 드러난 플립점프의 안정성을 높이고, 체력보강에도 힘을 써야 한다. 체력이 떨어지면 후반부로 갈수록 연기가 흔들렸기 때문이다.



◆경쟁자는 누구=올림픽을 예상할 때 ‘확실한 금메달’은 없다. 사샤 코언(미국), 수구리 후미에(일본)가 우승을 다툴 것으로 예상됐던 20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에서 시즈카 아라카와(일본)가 깜짝 금메달을 따냈다.



이번에도 가장 경계해야 할 상대는 역시 아사다 마오(일본)로 꼽힌다. 아사다는 2009년 출전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개최 대회에서 단 한 개의 금메달도 따내지 못하면서 무너졌지만 지난해 크리스마스 날 열린 전일본선수권대회에서 204.62점을 받으며 밴쿠버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자국 선수에게 ‘점수 퍼주기’ 논란이 있었지만, 아사다는 이 대회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이며 자신감을 회복했다.



홈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은 조애니 로셰트(캐나다)도 복병이다. 로셰트는 지난해 캐나다 키치너에서 열린 ISU 그랑프리 6차대회에서 2개의 점프를 감점당하고 스핀 3개를 레벨2(최고는 레벨4)로 처리하는 등 졸전을 펼쳤지만 우승했다.



미국의 피겨 칼럼니스트 필립 허시는 “로셰트가 받은 예술점수(62.88)는 김연아가 그랑프리 5차 대회에서 받았던 예술점수(61.52)보다 더 높았다. 이런 잣대라면 김연아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줬어야 한다”며 “캐나다 텃세를 주의하라”고 조언했다. 이 밖에 안도 미키(일본), 사샤 코언 등이 메달권으로 거론된다.



◆훈련은 어떻게=김연아는 전지훈련지인 캐나다 토론토에서 훈련 중이다. 결전지 밴쿠버에서 비행기로 약 4시간 거리다. 대회를 한 달여 앞둔 김연아가 가장 주력하는 부분은 체력 훈련이다. 올 시즌 프로그램 막판 스핀에서 계속 레벨3을 받았는데, 이는 체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김연아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프로그램을 2회 연속 소화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완벽한 연기를 위해 부분 반복 훈련도 하고 있다. 스텝 훈련 부분을 집중 연마하거나, 연기 초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 루프에서 트리플 플립으로 이어지는 부분만 반복하는 식이다. 김연아 측근은 “훈련 시간을 늘리진 않았지만, 훈련 프로그램을 매번 달리해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쇼트트랙, 캐나다 텃세가 변수



이규혁
쇼트트랙은 한국 겨울올림픽의 ‘효자 종목’이다. 그간 겨울올림픽에서 딴 17개의 금메달이 모두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겨울올림픽=쇼트트랙 올림픽’이었던 셈이다. 올해도 가장 많은 금메달은 쇼트트랙에서 쏟아질 전망이다. 2006 토리노 올림픽에서 각각 3관왕에 올랐던 안현수·진선유는 없지만 새 얼굴들의 기량도 그 못지않다는 평가다.



◆한국팀 라이벌은=한국인 대표팀 감독(전재수)을 영입한 미국과 ‘전통의 강국’ 중국, 홈에서 대회를 치르는 캐나다가 이번 대회 최대 라이벌이다. 특히 선수들은 “캐나다가 제일 무섭다”고 입을 모은다. 홈 텃세 때문이다.



올 시즌 캐나다에서 열린 쇼트트랙 월드컵 3차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은 10차례 이상 실격됐다. 여자팀의 조해리는 “몸만 닿으면 바로 실격이다. 특히 한국팀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자칫 잘못하면 ‘제2의 솔트레이크 사태’가 날 수 있다. 2002년 솔트레이크 겨울올림픽 남자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이 확실했던 김동성은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와 자리 다툼을 벌이다 반칙 판정으로 실격당했다.



이 밖에 미국의 오노도 조심해야 한다. 지난 대회 3관왕에 오른 안현수는 “올림픽처럼 큰 대회는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오노가 체력은 떨어졌지만 노련한 경기 운영을 하는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내 나는 체력 훈련 중=남자팀의 성시백은 “올림픽 때는 레이스 도중 추월하려면 무조건 아웃코스로 가야 한다. 인코스로 추월할 경우 몸싸움이 치열해지기 때문에 홈 텃세가 심한 캐나다에서는 실격 우려가 크다”고 했다. 아웃코스 추월은 인코스 때보다 체력 소모가 심하다. 그래서 대표팀은 한 달여 남은 기간 체력 훈련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대표팀은 오전 5시에 일어나 오전·오후 4시간씩 훈련을 소화한다. 2시간가량 빙판 훈련을 한 뒤 곧바로 지상 훈련을 2시간 하는 식이다. 대회 전까지는 휴식일도 없다.



쇼트트랙팀은 2월 4일 캐나다 캘거리로 떠나 마지막 담금질 뒤 결전지 밴쿠버에 들어간다. 이호석은 “캐나다는 우리나라보다 빙질이 좋아 무서울 만큼 속도가 난다. 현장에서 속도감에 익숙해지는 훈련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규혁·이강석, 동반 메달 기대



한국이 역대 겨울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따낸 메달은 모두 2개다.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에서 김윤만이 은메달(1000m)을 땄고, 14년 뒤 2006년 토리노 올림픽 500m에서 이강석이 동메달을 추가했다. 월드컵이나 세계선수권에서는 가끔 금메달 소식을 전해오지만, 중압감이 큰 올림픽에서는 번번이 빙속 강국 선수들에게 밀렸다. 이번 밴쿠버 올림픽에서는 금빛 전망이 다소 밝다.





◆경쟁자는=한국이 메달을 노리는 종목은 ‘빙속 듀오’ 이규혁·이강석이 나서는 남자 500m와 이규혁이 나서는 남자 1000m다. 이상화가 출전하는 여자 500m도 메달을 노린다. 이강석과 이규혁은 올 시즌 네 차례 월드컵 대회 성적으로 산정한 랭킹 1, 2위에 나란히 올랐을 정도로 최고 기량을 뽐내고 있다. 이상화는 여자 500m 월드컵 랭킹에서 세계기록 보유자 예니 볼프(독일)와 중국의 에이스 왕베이싱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지난해 쇼트트랙에서 스피드로 전향한 뒤 남자 5000m에서 연일 한국기록을 갈아치우는 이승훈도 ‘깜짝 메달’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남자 500m는 몸집이 작은 동양 선수들이 유리해 한·중·일 3파전이 예상된다. 일본의 나가시마 게이치로와 조지 가토, 중국의 류펑퉁이 좋은 기록을 내고 있다. 1000m에는 미국의 ‘인간 탄환’ 샤니 데이비스가 있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1000m 금메달을 목에 건 데이비스는 8개의 스피드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수집했다. 올 시즌 열린 네 차례 스피드 월드컵 대회에서는 이규혁이 두 차례 500m 금메달을 따냈고, 데이비스가 1000m 금메달을 휩쓸었다.





◆훈련은 어떻게=스피드 대표팀은 16일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스프린트 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지난주 일본 오비히로로 건너갔다. 올림픽 전 열리는 마지막 대회인 만큼 상대 선수들의 기량을 최종 점검할 수 있다.



대표팀 김관규 감독은 “빙속은 1000분의 1초를 다투는 기록 경기인 만큼 남은 기간은 컨디션 조절에 힘쓸 예정이다. 지금 좋은 성적을 내는 것보다 올림픽 때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표팀 선수들은 18일께 귀국해 마무리 훈련을 한 뒤 2월 4일 캐나다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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