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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학 경쟁력 발목 잡는 등록금 상한제 안 된다

국회의 대학 등록금 규제 움직임에 대학 총장들의 반발이 거세다. 국회 교과위는 최근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등록금 상한제 도입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국·공립대는 물가상승률에서 일정 범위 내로 등록금 인상을 제한하도록 하고, 사립대는 등록금이 적정 범위를 넘어 인상되면 행정·재정적 제재를 하도록 한 것이다. 이에 전국 국·공립대총장협의회는 “대학의 어려운 재정 현실을 외면하는 입법 추진”이라며 정면으로 맞섰다. 4년제 대학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도 이종걸 국회 교과위원장 등을 찾아가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사실상 모든 대학이 국회의 등록금 상한제 추진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등록금 상한제 추진은 여야 간 야합(野合)의 냄새가 짙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ICL)에 반대해 온 민주당이 ICL 법안 통과 전제 조건으로 등록금 상한제 연계 처리를 요구하자 한나라당이 덥석 수용한 것이다. ICL 법안 합의에 급급해 등록금 규제에 부정적이었던 그간의 입장을 슬며시 저버린 것이다. 정략(政略)에만 골똘하지 대학 경쟁력을 위한 고민은 찾아보기 어려운 정치권이 실망스럽다.



무엇보다 등록금 상한제는 정부의 대학 자율화·선진화 정책에 역행한다는 점을 여야는 명심해야 한다. 고등교육법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등록금을 책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학이 독자적인 발전 계획과 경영 방향에 맞춰 재원을 조달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대학의 경쟁력을 담보하려면 재정의 뒷받침이 절대적이다. 우수 교수 확보나 시설 확충을 통해 연구·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그만큼 자금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국내 대학 교육의 83%를 담당하고 있는 사립대의 경우 재정의 80% 가까이를 등록금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이런 마당에 국회가 나서 획일적으로 등록금 인상을 제한하는 건 대학 경쟁력을 위축시킬 게 뻔한 것 아닌가.



대학 등록금이 웬만한 중산층의 허리를 휘게 할 정도로 큰 부담인 것은 사실이다. 해마다 봄철이면 대학가가 등록금 인상 반대 투쟁으로 몸살을 앓는 것도 그래서다. 그렇다고 법으로 등록금 인상을 억제하는 건 포퓰리즘에 불과하지 근본 해법이 아니다. 차라리 대학 발전과 양질의 교육 확보를 위한 적정 수준의 등록금을 모든 학생이 부담토록 하고, 가난한 대학생에겐 장학금을 더 주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다.



정부도 대학에 재정 지원을 늘려 등록금 인상 요인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담 고등교육비는 0.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1%)에도 훨씬 못 미친다. 이래서는 대학이 등록금에 목매는 현실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대학도 반성할 부분이 많다. 모아 둔 적립금을 학교 구성원이 납득할 수 있게 장학금이나 학교 발전을 위한 투자금으로 제대로 쓰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특히 등록금 산정 근거와 용처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등록금 규제로 대학을 이렇게 옥죈다면 대학 경쟁력은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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