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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문전 어슬렁대는 스트라이커 원치 않는다’

#2000년 11월 레바논 아시안컵



잠비아전 이동국 부진하자 교체

‘월드컵 불운’을 떨치고 남아공에서 뛰겠다는 결의를 다지는 이동국. 하지만 그를 보는 허정무 감독의 시선은 냉정하다. 이동국(왼쪽)이 지난해 12월 26일 파주에서 허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체력 테스트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준결승에서 져 중국과 3~4위전에 나섰다. 큰 의미 없는 경기였지만 이동국은 무릎에 붕대를 감고 출전했다. 이동국은 결승골을 터뜨렸고 대회 득점왕에 올랐다. 이동국을 쉬게 하지 그랬느냐는 질문에 허 감독은 “본인이 뛰려는 의지가 있었다”고 했다. 이동국은 허 감독이 그 정도로 믿는 스트라이커였다.



#2010년 1월 남아공 전지훈련



이동국(31·전북)은 10일 잠비아와 평가전에 선발로 나섰다. 노병준과 함께 최전방에 포진한 이동국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허 감독은 후반 이동국을 빼고 김신욱을 투입했다. 경기 후 허 감독은 “반 경기라도 제대로 뛰는 선수가 필요하다. 플레이에 불만이 있어 뺐다. 특히 수비에서 그렇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이튿날도 허 감독은 “타깃맨 없이 월드컵을 치를 수도 있다”며 압박 강도를 높였다. 더 이상 허 감독은 이동국을 총애하지 않는다. 10년이라는 세월이 그렇게 만들었다.



◆반복되는 이동국 딜레마=한때 이동국은 이회택-차범근-최순호로 이어지는 한국 축구 공격수의 적자(嫡子)였다. 그가 없는 대표팀은 상상할 수 없었다. 하지만 히딩크는 2002 한·일 월드컵 엔트리 23명에서 이동국을 제외했다. 대신 차두리를 택했다. 한국인 코칭스태프는 “그래도 이동국이 낫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연습 경기 도중 코너킥 상황에서 이동국이 수비에 가담하지 않자 어깨를 으쓱 하며 ‘저 모습을 보라’는 듯한 제스처를 했다. 2006 독일 월드컵을 앞둔 겨울 전지훈련에서도 이동국을 두고 치열한 내부 논쟁이 있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동국을 신임했지만 2002년에 히딩크를 보필했던 베어벡 코치는 조재진을 더 높이 평가했다. 이동국이 월드컵 개막 두 달 전 무릎 부상을 당해 논쟁은 허무하게 끝났다. 월드컵에 출전한 조재진은 유럽 수비수들과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며 타깃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프랑스와 2차전에서 터진 박지성의 동점골은 조재진의 헤딩 패스 덕분이었다.



◆감독의 고민, 선수의 고민=허 감독이 선수를 보는 기준은 10년 전과 달라졌다. 그는 “내가 지휘했다면 월드컵 4강은 이루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외국인 감독들이 일군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한다. 허 감독은 더 이상 문전을 어슬렁거리는 스트라이커를 원하지 않는다. 지난해에도 이동국을 향해 “2002년에 뽑히지 못하고,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에서 적응하지 못한 이유를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경고 메시지를 던진 바 있다. 잠비아전 이후엔 이동국이 남아공에 가기 어려울 것 같다는 비관적인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이동국은 “월드컵에 나가려면 감독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며 “여담이지만 전북에서 내가 어떻게 재기에 성공했겠는가. 선수·감독 사이엔 믿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금 내가 원하는 건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라며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팬과 언론의 관심도 힘겨워했다. 남반구에 위치한 남아공은 지금 한여름이다. 하지만 이동국이 느끼는 체감 기온은 영하다.



이해준 기자, 루스텐버그(남아공)=김종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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