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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코’ 기법으로 그린 벽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과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작품이 갖는 공통점은? 프레스코(Fresco)기법으로 그려진 벽화라는 점이다. 2월 21일까지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르네상스 프레스코 걸작 재현’展 김영희 전시 감독은 “프레스코는 인류 회화사에서 가장 오래된 그림의 기술”이라며 “보존력이 우수해 현재까지 남아있는 유명한 명작들 가운데는 벽이나 천장에 프레스코로 그려진 벽화가 많다”고 말했다.

그림 보존력 우수 … 수정·보수도 쉬워요



유화 개발전 자주 애용한 그림 기법



프레스코란 ‘a fresco(방금 회를 칠한 위에)’ 라는 이탈리아어에서 나온 낱말로,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에 많이 그려진 벽화를 일컫는다. 젖어 있는 신선한 석회 벽 위에 수채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면, 안료가 젖은 석회에 스며들어 건조 후에 정착되게 하는 기법이다. 이 기법은 마른 벽에 그린 그림에 비해 물감이 벗겨져 나갈 염려가 없기 때문에 그림의 수명이 오래 유지된다는 장점이 있다. 수정이나 보수도 수월한 편이다. 벽 표면층을 긁어내고 원하는 그림을 다시 그리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프레스코 기법은 유화(기름으로 갠 물감)가 개발되기 이전 화가들이 자주 애용하는 그림기법이었다.



불교화에서도 찾을 수 있는 프레스코



프레스코화는 실내뿐만 아니라 옥외에도 그릴 수 있다. 벽에 그리는 방법 자체는 단순하지만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회반죽의 석회성분을 준비하는데만도 2년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재료를 준비했다 해도 건물의 내부벽이나 천장에 그리는 ‘화폭’의 특징상 화가의 오랜 끈기와 긴 작업시간을 요구한다.



김 감독은 “흔히 프레스코라 하면 서양화의 기법으로 여기기 쉽다”며 “그러나 한국·중국·일본에서도 쉽게 프레스코화를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원전 5세기 이래 동아시아에서 그려진 대부분의 불교 벽화도 프레스코 기법으로 그려졌다는 설명이다. 사회나 미술교과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우리나라 삼한시대의 고분벽화 역시 프레스코의 기술을 사용했다.



프레스코의 재현, 아프레그라피



프레스코는 벽화라는 특성상 자연재해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건물의 부식이나 지진, 전쟁같은 일이 일어났을 때 이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천장이나 사적인 영역 등 일반인이 편하게 감상하기 어려운 곳에 위치한 작품도 많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프레스코화에는 아프레그라피(affregraphy)라는 복원·재현 기술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김 감독은 “아프레그라피는 이탈리아어로 프레스코를 의미하는 ‘affresco’와 과학적인 기술을 의미하는 ‘graphy’의 합성어”라며 “일반인이 쉽게 감상하기 어려운 프레스코화를 과학적으로 재현해 시간의 흐름 속에서 명작을 보존하기 위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원작의 충실한 재현을 위해 특수 제작된 바탕 위에 수천장의 사진을 활용해 밑바탕을 얹는다. 이 밑그림을 손으로 직접 손가락으로 두드려가며 안료를 안착시키면 오랜 시간에 걸쳐 원작에 가까운 프레스코화의 작품이 탄생한다.



[사진설명]김영희 전시 감독이 아프레그라피 기법으로 재현한 미켈란젤로 작 ‘최후의 심판’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

< 사진=최명헌 기자 choi315@joongang.co.kr >



주요 프레스코 작품 살펴보기



천지창조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1508~1512년, 시스티나 예배당(바티칸)





미켈란젤로의 대표작으로 <최후의 심판>과 함께 시스티나 예배당 천장에 그려진 작품이다. 창세기부터 그리스도 이전까지의 인간사를 일렬로 그린 장면 중 하나로, ‘창조주가 자신과 닮은 모습의 인간을 창조했다’는 성경의 한 구절을 묘사했다. 흙으로 빚은 아담이 이제 막 깨어난 듯한 모습으로 비스듬히 누워있고 창조주의 손끝이 의미하는 생명이 아담과 닿기 직전의 긴장감 넘치는 모습을 역동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시스티나 예배당: 교황의 공식 예배당인 동시에 교황이 서거하면 신임 교황을 선출하는 곳이다. 교황 식스투스 4세가 재위할 당시 재건축을 한데서 성당의 이름이 유래됐다. 벽을 장식하기 위해 페루지노·핀투리키오·기를란다요·보티첼리 등 당시 쟁쟁한 대가들이 직접 작업에 참여했다.



아테네 학당 라파엘로, 1508년, 바티칸 궁 내 서명의 방





바티칸 궁내 서명의 방이라는 장소에 그려진 벽화이다. 깊이 있고 웅장한 느낌을 주는 아치형 건축물 안에 고대부터 당대까지 주요한 철학자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중앙에는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는 플라톤과 땅을 가리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모습이 보인다. 작품 속 인물들 대부분은 실존 인물의 얼굴로 그려졌다. 플라톤은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콤파스로 뭔가를 재고있는 유클리드는 브라만테를, 앞 쪽에 긴 장화를 신고 턱에 손을 괴고 있는 에라클리토는 미켈란젤로의 얼굴로 그려졌다. 라파엘로 자신의 얼굴은 아폴로 동상 아래쪽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서명의 방: 교황이 집무를 보던 일종의 사무실로, 주로 교황의 서명 작업이 이뤄진 장소다.



최후의 만찬 레오나르도 다 빈치, 1459-1497년, 델레 그라치에 성당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의 식당 안쪽 입구를 장식한 벽화다. 그리스도와 사도들의 마지막 성찬에서 예수가 “너희 중 하나가 나를 배반할 것이다”라는 말이 떨어진 이후의 제자들의 반응을 표현했다. 화면 중앙의 정확한 소실점에 의해 통일성 있게 구성된 깊이 있는 공간이나, 세심하고 치밀하게 계획된 인물들의 표현에서 대가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세 명씩 무리를 지어 자연스럽고 리듬감 구성된 동선, 예수의 후광 대신 아주 밝게 그려진 창문의 표현 등에서 작가의 치밀한 연출을 엿볼 수 있다.



수태고지 베아토 안젤리코, 1430년대 후반, 산마르코 미술관(피렌체)





현재는 미술관으로 바뀐 이탈리아 산 마르코 수도원의 복도에 그려진 프레스코화이다. 수태고지는 천사 가브리엘이 성모 마리아에게 장차 인류를 구원할 하나님의 아들을 잉태할 것임을 알리는 장면으로, 안젤리코는 특유의 고요하면서도 신비스러운 화풍을 통해 천사와 성모가 만나는 성스러운 순간에 영원성을 부여했다. 전체적으로 차분하면서도 성스러운 느낌을 주며, 이는 수도사들에게 묵상의 분위기를 만들어 주기 위한 수도원의 역할에 더욱 부합되는 것이기도 하다.



[자료제공:'르네상스 프레스코 걸작 재현'展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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