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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호 기자의 현문우답 <72> 경전 속 진리가 삶이 되려면 …

# 풍경 1 : 발명왕 에디슨의 유년은 참 엉뚱했죠. 아 글쎄, 직접 알을 까겠다며 거위알을 품었으니까요. 또 털에서 불꽃을 일으킨다며 고양이 두 마리를 마구 비벼대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에디슨이 나중에 백열전구와 축음기 등 숱한 발명품을 만들어냈죠. 에디슨의 장례식날 밤, 미국인은 모든 전깃불을 1분간 끄면서 위대한 발명가의 죽음을 애도했습니다.

# 풍경 2 : 마리 퀴리는 1883년 폴란드 바르샤바 국립여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했죠. 그런데 대학 진학은 상상도 못할 처지였어요. 왜냐고요? 당시 폴란드에는 여자를 받아주는 대학이 없었거든요. 마리는 절망했죠. 의사를 꿈꾸던 언니 브로냐도 마찬가지였어요.

결국 둘은 작전을 짰습니다. 프랑스로 가기로 작정을 했죠. 당시 파리의 대학에는 여자도 입학할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돈이 문제였어요. 결국 언니가 먼저 파리로 가서 공부를 하고, 마리가 가정교사를 하며 뒷바라지를 했죠. 6년 뒤 언니는 의대를 졸업했어요. 그때 마리도 파리의 소르본 대학에 가서 공부를 했습니다. 물론 이번엔 언니가 뒷바라지를 했죠. 나중에 퀴리 부인은 노벨상을 두 번이나 받는 발명가가 됐습니다.

에디슨과 퀴리 부인, 둘 사이에는 아주 중요한 공통분모가 있습니다. 그게 뭔지 아세요? 바로 ‘고정관념 부수기’와 ‘실제로 적용하기’입니다. 거위알을 품은 에디슨을 보면서 사람들은 “정말, 못 말려!”하고 혀를 찼겠죠. 대부분의 사람은 “알에서 거위가 나올 수 있나, 없나”만 따지니까요. 과정은 빼고 결과만 따지니까요.

그런데 정작 에디슨은 어땠을까요? 거위알을 품고서 그는 뭘 배웠을까요? 알이 몸에 닿을 때의 촉감, 알과 자기 몸의 체온 변화, 어미 거위의 웅크린 자세, 어쩌면 알을 품는 어미 거위의 심정까지 느꼈겠죠. 그게 ‘어린 에디슨’에겐 입체적인 자극, 살아있는 데이터로 작용한 겁니다. 내가 직접 해보고, 직접 느껴보고, 직접 깨닫는 것. 이거야말로 ‘최상의 공부’거든요.

퀴리 부인도 마찬가지죠. 그는 “여자는 대학에 못 가!”라는 개인의 고정관념, 사회의 고정관념, 시대의 고정관념에 함몰되지 않았죠. 오히려 그걸 깨부수며 몸소 체험의 영역, 발명의 영역으로 들어갔습니다.

종교도 마찬가집니다. 예수의 말씀, 붓다의 가르침은 ‘책 속에 갇힌 우아한 향기’가 아닙니다. 그런 고정관념을 가졌다면 사정없이 부수어야 합니다. 왜냐고요? ‘책 속의 향기’에는 생명력이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끄집어내야 합니다. 팔을 걷어서 경전 속에 ‘쑤~욱!’하고 손을 집어넣어야죠. 그리고 경전 속 가르침을 주먹으로 꽉 잡으세요. 그걸 나의 생활로 끄집어내세요. 그렇게 꺼낸 말씀을 나의 하루에 적용해 보세요. 그 경전 구절대로 생각하고 행동해 보세요. 어떤 변화가 생기죠?

처음에는 거위알을 품은 에디슨의 심정입니다. “나와 세상을 둘로 보지 마라”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알을 품고 웅크린 한 마리 거위가 되는 거죠. 물론 무지막지한 의심도 올라옵니다. “이렇게 한다고 설마 알이 부화할까?” “이렇게 한다고 설마 내가 달라질까?” 예를 들어 아내가 설거지 할 때 늘 TV만 보는 남편이 있다고 쳐요. 그럼 이젠 해보는 거죠. “나와 아내가 둘이 아니구나”라며 리모컨을 내려놓고 음식물 쓰레기를 비우는 거죠. 그렇게 나와 상대, 나와 세상을 하나로 보고 행동해 보는 겁니다.

그럼 곧 깨닫게 되죠. 에디슨이 뭘 보고, 뭘 느꼈는지 말이죠. 왜냐고요? 내가 품은 ‘거위 알(경전 구절)’이 깨어나기 시작하니까요. 동시에 내 몸의 체온, 내 마음의 체온도 변하기 시작합니다. 얼었던 곳이 녹고, 막힌 곳이 뚫리죠. 그래서 통하고 흐르게 됩니다. 이웃으로, 세상으로 그 온기가 흘러가죠. 그래서 나의 하루, 나의 일상, 나의 인생이 바뀌어 가는 겁니다.

누구나 의심하죠. 경전 속 거위 알이 과연 부화할까. 『성경』을 1000번 읽고, 『금강경』을 1만 번 읽더라도 소용이 없습니다. ‘거위알’이 깨어나지 못한다면 말이죠. 그래서 ‘고정관념 부수기’와 ‘실생활에 직접 적용하기’는 너무도 중요한 노하우입니다. 발명가에게도, 수행자에게도, 신앙인에게도 말입니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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