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사설] 6·25전쟁 전사자 유해 남북한이 함께 발굴하자

이명박 대통령이 신년 국정연설에서 “북한과 대화를 통해 (6·25전쟁에서 사망한) 국군용사 유해(遺骸) 발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구상이 실현된다면 남북관계 발전에 한 획을 그을 만큼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남북한이 ‘진정한 화해’를 이루는 데 큰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전사자 유해를 찾아 유가족에게 인도하고 국가가 최대한의 경의를 표시하는 일만큼 전쟁의 상흔(傷痕)을 잘 치유할 수 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여기에 한 가지 제안을 덧붙이려 한다. 국군용사뿐 아니라 북한군 전사자 유해까지 함께 발굴해 나가자는 것이다. 이 사안은 지난 2007년 11월 평양에서 열린 제2차 국방장관회담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룬 바 있다. 당시 합의서는 “쌍방은 전쟁 시기의 유해 발굴 문제가 군사적 신뢰 조성 및 전쟁종식과 관련된 문제라는 데 이해를 같이하고 추진 대책을 협의·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돼있다. 그 뒤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합의 이행이 유보된 상태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새롭게 의지를 천명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 것이다. 남북한 당국이 공동으로 한반도 전역의 남·북한군 전사자 유해 발굴에 나선다면 6·25로 맺힌 남북한 사이의 원한을 풀고 상흔을 치유하는 데 더 이상 효과적인 방안은 없을 것이다. 또 남북 간 군사적 신뢰를 쌓는 단초가 됨으로써 평화정착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도 크게 도움 될 것은 자명하다.



6·25 전사자 유해 발굴이 정부 차원의 사업이 된 것은 지난 2000년이다. 만 10년 동안 국내에서 발굴이 진행되면서 모두 3367구의 국군 유해가 발굴됐다. 그 과정에서 북한군 유해 400여 구와 중공군 유해 200여 구도 함께 발굴됐다. 당국은 이 유해들을 별도로 봉안해 두고 기회가 마련되면 북한과 중국에 돌려줄 계획이라고 한다. 북한 지역에서도 유해 발굴이 이뤄진다면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국군 유해 발굴 과정에서 북한군과 중공군 유해가 함께 나오는 것은 비극적이지만 필연적이다. 6·25 당시 치열한 전투현장은 남북한 가릴 것 없이 한반도 전역에 퍼져 있기 때문이다. 유해 발굴 사업이 남북 당국의 공동사업이 돼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국방부는 그제 유해 발굴 사업을 대북지원과 연계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북한을 포함해 미군이 전투를 벌였던 전 세계 모든 나라에 상당한 액수의 발굴 비용을 지불하고 발굴된 유해에 대해 일정한 보상을 해가며 미군 전사자 유해를 찾고 있다. 우리와 달리 아직 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에 본격적인 관심도 없고 준비도 돼 있지 않은 북한의 사정을 생각하면 미국의 전례를 남북한 사이에 적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또 중단된 대북 식량 및 비료 지원을 전사자 유해 공동 발굴 사업과 연계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일부에선 북한의 전쟁 책임을 물어, 또는 북한군에 의해 가족이 희생된 경우 가슴에 맺힌 원한을 떠올리며 유해 공동 발굴 작업에 반대할지 모른다. 그러나 남북이 진정한 화해로 나아가기 위해서도 해원(解寃)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남북 전사자 유해 공동 발굴 사업이야말로 남북이 손을 잡는 대해원의 길이 될 수 있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