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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기의 이코노재팬] 일본열도 휩쓴 복주머니 열풍

일본에선 새해 초 복주머니를 사는 풍습이 있다. 복주머니는 가격만 정해져 있을 뿐 내용물은 풀어봐야 알 수 있다. 2일 오전 도쿄 니혼바시의 미쓰코시 백화점에서 한 여성 고객이 복주머니를 구입하고 있다. [지지통신 제공]
새해 첫 영업일인 2일 오전 9시 일본 도쿄(東京) 니혼바시(日本橋)의 미쓰코시(三越)백화점 본점.



개점까지 한 시간이나 남았지만 정문 앞에는 8000명이 넘게 장사진을 이뤘다. 일본 특유의 정월 관습인 ‘복주머니’를 사려는 행렬이다. 지난해 첫 영업일에 비해 무려 40%나 많은 행렬이었다.



올해 백화점 측은 디플레 불황을 감안, 복주머니 수를 줄이고 연초 예상 매출액도 지난해에 비해 10%가량 낮춰 잡았다. 하지만 ‘의외’의 고객 행렬에 백화점들은 신바람이 났다.



개점 전부터 2만 명이 줄을 선 도쿄 이케부쿠로(池袋)의 세이부(西武)백화점에서는 냄비와 앞치마가 들어 있는 5000~1만 엔짜리 복주머니를 비롯해 준비한 5만 개의 복주머니가 오전 중에 동났다. 신주쿠(新宿)의 이세탄(伊勢丹)백화점은 2일 하루에만 22만 명이 몰려 24억 엔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루 매출로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2006년 1월 2일 수준(26억 엔)에 근접한 수치다. “지금 불황 맞아?”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이 같은 현상은 도쿄만 그런 게 아니다. 오사카(大阪)의 다이마루(大丸)·한신(阪神)백화점은 정초 매출이 최대 30%가량 늘었다. 규슈(九州) 가고시마(鹿兒島)의 야마가타야(山形屋)백화점은 지난해에 비해 40% 이상 고객이 몰려 정오에는 복주머니가 동났다.



일본 백화점들은 신년 초에 여러 상품을 한 봉투에 밀봉한 뒤 이를 ‘복주머니’란 이름으로 판매한다. 봉투 안의 내용물을 미리 알 순 없지만 대체로 복주머니 가격의 2~3배다. 그러나 잘못하면 별 필요 없는 물건을 고를 수도 있다. 리먼 쇼크로 소비가 크게 침체됐던 지난해 연초의 복주머니 매출은 전년보다 10%가량 줄었다. 그러나 올해는 이를 만회하고 경기가 좋았던 2008년 연초 수준을 회복했다.



고객들이 복주머니의 내용물로 한 해 운수를 점친다면, 백화점들은 복주머니 매출 실적으로 그해 경기를 가늠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올해 일본의 경기와 개인소비 기상도는 일단 ‘맑음’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불황으로 멀리 여행을 가는 이들이 줄어든 만큼 복주머니 판매가 늘었을 뿐” “‘절약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소비자들이 일시적으로 호주머니를 풀었을 뿐”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현기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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