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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법 ‘추미애의 반란’

추미애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 노조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의 운명을 갈랐다. 민주당 소속인 추 위원장은 30일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반발에도 불구, 국회 경위들을 동원한 가운데 환노위 전체회의를 열어 자신이 낸 중재안을 통과시켰다. 본회의 처리절차가 남아 있긴 하지만 1월 1일 복수노조 전면 도입과 노조 전임자의 임금 지급을 금지하는 현행 노조법이 자동 시행되는 파국은 일단 막은 셈이다.



질서유지권 발동 … 민주당 동료 의원 출입 막고 ‘땅땅땅’
한나라 “당리당략 떠난 결단” 민주당 “출당까지 검토”

◆추미애 “십자가를 진 무거운 마음” =30일 오전 9시 민주당 김재윤·김상희 의원과 민노당의 홍희덕 의원이 추 위원장에게 몰려갔다. 이들은 “회의를 열지 말라”고 언성을 높였고 이 과정에서 추 위원장과 말싸움을 벌였다.



▶김재윤 의원=“합의가 안 된 상황에서 전체회의를 여는 것은 절차적 정당성이 없다.”



▶추 위원장=“그동안 다자협의와 여야 간사 간 합의를 하도록 했는데 (불참해놓고 이제 와 ) 절차적 정당성을 들어 비난하는 거냐.”



추 위원장은 오전 10시가 넘어서자 “오늘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정치적 결단”이라며 개회선언을 한 뒤 자신의 중재안을 전격 상정했다. 이때 민노당 강기갑·이정희 의원 등이 개회를 막으려고 위원장석 주변으로 몰려들었고 추 위원장은 국회 경위들을 동원해 이들을 회의장 밖으로 밀어냈다.



오후 2시8분. 재석 9명 중 한나라당 의원 8명의 찬성으로 법안이 처리됐다. 김재윤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은 ‘정회’를 요구하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퇴장한 뒤였다. 민주당은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추 위원장을 성토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너무나 충격적인 일이 일어나 고통스럽다”며 “추 의원이 보여준 태도는 도저히 묵인할 수 없으며 당의 규율에 따라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윤 의원도 “질서유지권을 동원해 민주당 환노위원들의 출입을 막고 날치기 통과한 노조법은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김상희 의원은 “추미애는 끝났다”며 국회 윤리위 제소에 출당 조치까지 거론했다. 반면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당리당략을 떠나 파국을 막는 결단을 해준 추 위원장에게 경의와 감사를 드린다”고 치켜세웠다.



추 위원장은 법을 처리한 지 6시간여 만에 환노위를 다시 찾았다. 그는 기자들에게 “모두 기피한 십자가를 진 사람처럼 무겁고 괴로운 마음”이라며 “다수 의석을 갖지 못한 상황에서 전부 다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곤 민주당 내 징계 논의에 대해 “지금은 당이 예산 처리로 대단히 힘든 상황이어서 부담을 느낄 것”이라며 “(내) 중재안에 대해 사회 분위기를 보고 당이 결정을 내린다면 당의 결정이니까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재계·민주노총 모두 반발=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번 개정안은 후진적 노사 관행 타파와 노사 공생이라는 노사정 합의의 근본정신을 훼손시켰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전경련은 “사용자가 동의한 경우 산별노조 기업지부의 개별교섭을 허용한 점, 근로시간 면제의 대상에 노동조합의 유지·관리업무가 포함된 점 등은 노사 갈등을 초래하고 회복세를 보이는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노조법 개정안이 노사정 합의에 어긋나게 처리됐다”며 “기업에 많은 부담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대 노총의 반응도 “수정 요구가 반영돼 다행”(한국노총), “재개정 투쟁에 돌입하겠다”(민주노총)는 등 엇갈렸다.



정효식·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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