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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일단 지켜 … 부채 16조 금호 세갈래 해법은

30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금호아시아나 그룹 경영 정상화 관련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영기 산업은행 수석부 행장(왼쪽)과 오남수 금호아시아나 그룹 경영전략본부 사장이 기자회견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구조조정 축은 세 갈래다. 위기에 처한 계열사는 강제 구조조정(워크아웃), 자금난을 겪고 있지만 회생 가능성이 있는 곳은 자율 구조조정, 잘 안 팔리던 매각대상 계열사는 산업은행에 넘기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박삼구 명예회장 일가는 보유 지분을 담보로 내놓는다. 경영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이는 채권단의 동요를 막는 효과도 있다.

채권단과 합의한 구조조정안



30일 발표된 경영정상화 방안을 통해 금호그룹은 대우건설 풋백옵션 문제 등을 해결하며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말만 무성했던 대기업 구조조정이 첫 결실을 거둔 것이기도 하다.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은 워크아웃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워크아웃을 통해 회생한 팬택처럼 건실한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



◆자금난 숨통=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에 대한 워크아웃은 채권 규모 면에서 2003년 카드채 사태 이후 최대다. 채권단은 새해 초 채권단협의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협의회가 구성되면 4개월 내에 구체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워크아웃이 진행되면 채권단이 가지고 있던 채권은 주식으로 전환된다. 대우건설에 투자한 재무적 투자자(FI)들도 이 두 기업에 대한 출자전환에 참여한다.



출자전환을 하면 두 회사의 경영권이 사실상 채권단으로 넘어가지만, 풋백옵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금이 생긴다. 풋백옵션 해결에는 약 4조원이 필요한데 대우건설을 산은 주도의 사모투자펀드(PEF)에 넘기면 약 2조원을 마련할 수 있다. 여기에 금호생명, 금호렌터카, 고속터미널 부지 매각 대금이 약 1조원이다. 부족한 1조원은 2개 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출자전환을 통해 마련할 수 있다. 전환 비율이 확정되지 않았으나 출자전환 금액은 약 2조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은 금호그룹이 계속 경영한다. 하지만 재무구조 개선에 대해 채권단과 협의를 하게 되며, 채권단은 확약서도 받을 요량이다. 채권단이 사실상 경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셈이다.



◆파급 효과=금융시장과 금호그룹을 불안하게 만들었던 대우건설 매각이 일단락됐다. 지난달 두 곳의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됐지만, 자금 동원력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대우건설은 산은으로 넘어가게 됐다. 인수 가격은 주당 1만8000원으로 우선협상대상자들이 제시했던 가격보다 낮다. 큰 그림으로 볼 때 가격이 다소 낮더라도 확실한 인수자에게 대우건설을 넘기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나중에 금호가 되사는 방안은 고려되지 않고 있다. 금호그룹의 오남수 사장도 “다시 살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다.



채권단이 제때 돈을 받지 못하고 워크아웃까지 가게 됐지만 금융사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많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호그룹의 금융권 총여신은 15조7000억원이다. 이 중 2개 워크아웃 기업의 여신은 3조원이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등을 합치면 8조4000억원이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김주현 사무처장은 “올해 1~9월 은행권 당기순이익이 4조90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은행들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금호 워크아웃은 문제의 시작이 아니라 해결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금호를 계기로 느슨해졌던 구조조정의 고삐가 당겨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내년 상반기 경기가 다시 어려워지면 조선이나 해운 업체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위 김 처장은 “(금호 구조조정으로) 일시적 자금 애로가 생긴 협력업체는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보증기관이 특례 보증을 하는 것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훈·한애란 기자





◆워크아웃=법적 명칭은 ‘채권단 공동관리’다. 가만 놔두면 무너지지만, 도와주면 회생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 기업을 채권 금융회사들이 공동으로 지원하는 제도다. ‘기업 개선작업’이라고도 한다. 경영난에 빠진 기업은 빚을 갚는 노력을 해야 한다. 대부분 기업 스스로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금융회사가 부채 상환을 미루고 빚을 탕감해 주며, 필요에 따라서 신규 자금을 지원해 준다.



◆자율협약= 채권 금융회사와 기업이 자율적인 협약을 통해 경영 정상화 방안을 모색하는 것. 기업 경영진이 경영권을 유지하며 채권단과 협의를 해 나가는 방식이다.



◆출자전환=금융회사가 기업에 빌려준 대출금을 주식으로 전환해 기업의 부채비율을 낮춰주는 방법이다. 잘되면 기업은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고, 금융회사는 주가 상승에 따른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대주주는 경영권을 잃을 수 있고, 회사가 더 어려워지면 금융회사의 부실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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