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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보상 타결 어떻게

용산참사 보상협상 타결 기자회견 도중 한 유족이 영정을 어루만지고 있다. [강정현 기자]
30일 오전 6시30분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의 한 회의실. 14시간의 밤샘 협상 끝에 ‘용산 재개발 농성자 사망 사건’에 대한 보상 협상이 타결됐다. 지난 1월 농성자 5명이 숨진 뒤 유족·범국민대책위가 거리집회에 나서면서 1년 가까이 사회적 갈등을 유발했던 사건이 극적으로 해결된 것이다.

그 배경엔 먼저 심리적 마지노선이 깔려 있었다. 범대위와 재개발조합뿐 아니라 중재에 나선 서울시 모두 “연말을 넘겨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범대위 측은 집회·시위 같은 투쟁동력이 약해지는 추운 겨울이 왔다는 게 부담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 쪽에선 해를 넘겨 공사가 계속 지연될 경우의 경제적 부담을 걱정했다고 한다. 정부 측도 “1년 넘도록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비난이 짐이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특히 협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면서 "연내에 협상을 타결하라”고 강력하게 지시했다. 당사자들이 한발씩 물러선 이유다. 이번에 중재자로 톡톡히 몫을 했던 서울시 관계자는 “겨울이 되면서 양측 모두 고통이 커졌고, ‘올해가 가기 전에 사회적 반목과 갈등을 해결하자’는 뜻에 의견을 맞췄다”고 협상장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시는 5월부터 용산구를 통해 조합과 범대위 측의 협상을 중재하면서 분위기를 돋웠다. 7월부턴 종교계의 도움을 얻어 여러 차례 범대위와의 협상을 시도했다.

이런 분위기 반전은 범대위가 철거민 20여 명의 몫으로 줄기차게 요구한 임대상가를 사실상 포기한 데서 잘 드러난다. 정부의 사과도 수위가 낮아졌다. 원래 범대위는 대통령 사과를 요구했지만 협상안에선 국무총리 사과로 조율됐다. 범대위 관계자는 “임대상가 문제는 재개발 제도를 개선하는 쪽으로 해결하겠다”며 “총리 사과도 정부를 대표하는 만큼 수용한다”고 말했다.

조합도 보상액을 늘려 합의점을 찾았다. 한 관계자는 “범대위가 조합 측에 10억~15억원을 더 낼 것을 요구했고, 조합 측도 이를 수용하면서 협상이 관철됐다”고 전했다. 애초 종교계가 모금을 통해 지원키로 했던 장례식장 비용도 조합이 맡기로 했다. 남경남 전철연 의장 등 수배자들은 9일 장례식이 끝난 뒤 경찰에 자진 출두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처 치유가 숙제=범대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세입자를 소외시키는 재개발 정책이 용산 사건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제도를 바꾸기 위한 투쟁을 계속 전개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협상 타결로 용산 사건을 둘러싼 갈등의 핵은 도려냈지만 아직 뿌리는 남아 있다. 김수현 세종대(도시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재개발 지역에서 수천만~1억원대에 달하는 권리금 보상이 이뤄지지 않아 갈등을 낳는다”며 “권리금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용산 사건은 공권력 집행을 둘러싼 논란을 낳으며 첨예한 이념갈등으로도 번졌다. 박효종 서울대(국민윤리) 교수는 “전국철거민연합의 폭력적 투쟁이 여러 목숨을 앗아간 사건”이라며 “다만 정부도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공권력을 어떻게 투입할지 지혜롭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선언·김효은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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