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하위 1% 5000개교에 “4가지 대책 중 선택” 통보
◆“근본적 개혁만이 살길”=오바마의 교육 개혁을 진두 지휘하는 아니 덩컨 교육장관은 WP와의 인터뷰에서 “학업 성적이 지속적으로 좋지 않은 학교는 근본적 개혁에 저항하며 현실에 안주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런 학교를 변환시키려면 교장을 바꾸고 운영방식을 개선하는 등 근본적 변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적이 미국 내 하위 1%인 5000개교를 개혁하기 위해 35억 달러(약 4조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2007년 이 분야에 배정된 예산(1억2500만 달러)의 근 30배에 달한다. 덩컨은 미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하위 1% 학교는 재학생의 절반 이상이 도중에 포기하는 중퇴생 양성소”라며 “점진적인 개혁으로는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도심 빈민가에 위치한 학교의 성적이 대체로 좋지 않다. 부모들이 교육에 열의가 없는 데다 학교 주변에서 마약을 파는 등 환경도 나빠 학생들이 공부에 열중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덩컨은 교육장관이 되기 전 미국에서 셋째로 학생수가 많은 시카고 교육감으로 일하며 교육 개혁을 이끌었다.
◆교장이 학교 성적 좌우=WP는 미 교육부가 미셸 리 워싱턴DC 교육감의 개혁을 참고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리 교육감은 2007년 6월 취임 이후 성적이 나쁜 학교의 교장과 교직원 수백 명을 해고했다.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는 학교는 폐쇄해 차터 스쿨로 전환시켰다. 교직원 노조의 반발에도 이런 개혁을 밀어붙인 결과 워싱턴DC 학생들의 수학·독해 성적이 오르는 성과를 냈다.
덩컨은 이와 함께 교육 경쟁력을 높이는 데 쓸 수 있는 40억 달러도 마련했다. 이 돈은 교육 성과가 입증된 우수 학교를 지원하고, 능력 있는 교사의 성과급을 늘리며, 전국 학력평가를 도입하는 데 배정될 예정이다. 한정된 재원을 모든 학교에 지원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는 만큼 선택과 집중을 통해 좋은 교육 모델을 만든다는 게 오바마 교육개혁의 핵심인 셈이다.
정재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