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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농가엔 따뜻한 소띠 해였어요”

27일 농민 한규병씨가 전북 장수군 장계면에 있는 자신의 농장에서 직접 만든 사료를 한우에게 주며 활짝 웃고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소 사육두수는 248만여 마리로 연초보다 40여만 마리 늘었다. [장수=프리랜서 오종찬]
“소의 해(기축년)도 이제 저물어 가네요. 한우 농가에는 구름을 뚫고 햇살이 터진 것처럼 따뜻한 한 해였어요.”



전북 장수군 한우마을의 웃음꽃

차가운 바람이 귓불을 떼어 갈듯 몰아치던 27일 전북 장수군 장계면 명덕리 덕산농장. 어미젖을 갓 뗀 생후 3개월짜리 송아지들에게 옥수수 사료를 먹이던 농민 한규병(51)씨는 “소 키워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짭짤한 재미를 봤다”며 웃었다.



“30개월 정도 키운 한우(거세우·去勢牛)는 한 마리에 800만~900만원, 품질 좋은 녀석은 1000만원까지도 받고 있어요. 지난해 시세(500만~600만원)보다 평균 50~60%, 많게는 두 배 가까이 오른 셈이죠.” 한씨는 1300여㎡ 규모의 축사 두 곳에서 현재 140여 마리의 한우를 키운다. 연초 100여 마리였는데, 일 년 새 40여 마리가 불어난 것이다. 어미 소들의 인공수정 작업을 돕기 위해 한씨 농장에 올라와 있던 정창조(46·장수읍 노궁리)씨도 “올해 송아지 등을 팔아 9000여 만원의 수입을 올렸다”고 말했다.



장수군은 1600여 농가에서 2만5000여 마리의 소를 키우는 한우의 고장이다. 군 전체 소득의 40%를 한우가 차지한다. 올해 출발은 우울했다. 한우 농가들은 “소의 고삐를 놓고 외양간 문을 닫아야 할지 모른다”고 걱정했다. 지난해 광우병 파동의 여파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일부 방송·신문이 ‘쇠고기를 잘못 먹으면 인체에 치명적인 광우병에 걸린다’는 근거 없는 얘기를 무분별하게 전파했다. 소비자들은 쇠고기를 외면했으며, 문 닫는 음식점도 생겨났다.



농촌에서도 값싼 수입 소가 마구잡이로 들어오면 한우 값이 폭락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사료값마저 7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60~70%나 가파르게 올랐다. 농민들은 마구잡이로 소를 시장에 내놓는 투매현상 조짐까지 한때 일었다.



하지만 광우병 사태는 한우농가에는 전화위복이 됐다. 정부의 원산지표시제 강화로 쇠고기 이력제 등이 도입되면서 한우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 매년 널뛰듯 급등락을 거듭하던 사료값도 안정됐다. 요즘은 “내년에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올해만 같았으며 좋겠다”고 말할 정도다.



전국적으로 현재 소 사육두수는 지난 12년 이래 가장 많아졌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한우 사육 두수는 9월 말 기준으로 248만8000여 마리로 연초보다 40만~50만 마리가 늘었다. 정창조씨는 “최근 소를 대거 사들이고 경쟁적으로 축사를 짓는 이상열풍까지 일고 있다”며 “공급과잉으로 출혈경쟁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수=장대석 기자, 사진=프리랜서 오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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