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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나] 청년 취업 프로젝트 의뢰인 중국인 유학생 조가명씨

내년 졸업을 앞둔 중국인 유학생 조가명씨는 중국어·한국어·영어를 할 수 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한국과 중국을 잇는 글로벌 인재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김상선 기자]


조가명(22)씨는 중국인이다. 장쑤(江蘇)성 난퉁(南通)에서 나고 자랐다. 중국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쳤다. 베이징 표준어가 자연스럽다. 그는 “2002 한·일 월드컵 때 태극전사가 보여준 열정과 투지에 반해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2005년 10월. 그는 ‘한국과 중국을 잇는 글로벌 인재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경북 안동에 왔다. 안동과학대 마케팅학과에 입학해 경북대 경영학과로 편입한 그는 내년 2월 졸업을 앞두고 있다. 한국어가 서툴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 교내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대구은행에서 인턴도 했다. 하지만 졸업 때까지 취업하지 못하면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유학비자(D2)가 만료되기 때문이다. 취업난이 심각한 한국에서 중국인인 조씨가 일자리를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 같았다. 수십 군데 대기업에 입사 지원서를 넣었지만 모두 불합격했다. 그는 “마지막 도전이라는 심정으로 중앙일보에 취업 컨설팅을 의뢰했다”며 “어렵게 공부한 만큼 꼭 한국에서 취업해 미래를 개척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3개 국어 잘해요, 한국 기업서 해외영업하고 싶습니다



김기환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 이번주 자문단



윤동준 포스코 글로벌 HR실장




왼쪽부터 윤동준, 이동우
포스코의 글로벌HR실장으로 재직 중이며 인재개발원장을 겸하고 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MBA를 마쳤다. 포스코에서 능력개발팀장, 인사실장, 경영혁신실장을 지낸 기업경영 HR 분야의 권위자다. 포스코의 경영과 인력개발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하며 변혁을 이끌었다.



이동우 롯데백화점 경영지원부문장



1986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한 뒤 상품2부문장, 노원점장 등을 거쳤다. 인사 부문에 오랫동안 근무한 ‘인사통’이다. 그래서인지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산업 전반의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유통업형 인사 시스템’을 구축했다.





● 조가명씨는



학력
경북대 경영학과 졸업 예정(2010년 2월)



학점 3.87(4.5점 만점)



외국어 토익 845(2009년 6월), 한국어능력시험(TOPIK) 6급(6급이 최고 등급, 2009년 4월)



경력 북부덴탈(치과용품 수입 판매회사) 아르바이트(2008년 3월~2009년 7월), 대구은행 인턴(2009년 7~8월)



수상 경력 교내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 장려상(2008년 10월, 경북대)



희망 직장 대·중소기업 해외영업·마케팅 부문





[STEP 1 서류 집중 분석]

한국~중국 오가며 쌓은 글로벌 경험 서류에 담아내라



이력서
‘3개 국어에 능통한 글로벌 인재입니다. 한국에서 꿈을 펼치고 싶습니다’.



조씨의 이력서 제목이다. 중국에 진출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채점관의 시선을 끌 만하다. 그는 사회 경력란에 대구은행 인턴과 북부덴탈 아르바이트 경험을 적었다. 롯데백화점 이동우 상무는 “은행에서 외국인 상대 환전 업무를, 북부덴탈에서 중국 거래처 관리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점은 제목에 걸맞게 잘 표현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어학 능력은 제목을 뒷받침하기에 부족하다. 토익 점수(845점)가 그렇다. ‘능통하다’고 하려면 어학 점수를 좀 더 올릴 필요가 있다. 포스코 윤동준 상무는 “최근에는 한국 학생이나 국내 유학생 중에도 어학실력이 뛰어난 사람이 많다”며 “단순히 외국어 능력을 강조하기보다 한국 유학생으로서 경험할 수 있었던 독특한 사례를 적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조씨는 ‘S(Strength: 강점)-W(Weakness: 약점)-O(Opportunity: 기회)-T(Threat: 위협)’로 나눠 스스로를 분석했다. 잘 쓰면 약이 되지만, 못 쓰면 독이 되는 분석법이다. 표로 나눠 정리했기 때문에 채점관의 눈에 잘 띈다. 이에 대해 자문단은 “SWOT 분석을 100% 활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조씨는 약점을 ‘우유부단하다’고 적었다. 이동우 상무는 “우유부단이라는 직접적인 표현보다 ‘귀가 조금 얇은 편이다’ 같은 간접 표현을 통해 단점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드러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동준 상무는 “약점이나 위협 항목은 적나라하게 드러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자기소개서 논리 전개가 매끄럽지 못하다는 평을 받았다. 자문단은 ‘카멜레온보다 조가명’이라는 항목을 예로 들었다.



‘부모님께서는 외동아들인 제가 교육 수준이 높은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저는 11살 때부터 부모님 곁을 떠나 객지 생활을 했습니다. 덕분에 낯선 환경에도 빨리 적응할 수 있게 됐습니다. 다른 중국 유학생들은 처음 한국에 도착해 슬럼프를 많이 겪습니다. 반면 저는 친구들보다 한국 생활과 문화에 먼저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어도 더 빨리 배웠습니다.’



자문단은 “낯선 환경에 잘 적응하는 인재란 점은 호감 가는 요소”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적응력이 지원하는 회사나 직무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알 수 없고 ▶적응력을 강점으로 내세우면서 자기소개서의 다른 부분에서는 중국(조씨가 익숙한 곳)과 관련된 부분만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슬럼프를 빨리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은 시간 차이일 뿐 다른 유학생 대부분도 해결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류 전형 평가 이력서는 자기소개서와 다르다. 100% 사실에 근거해 써야 한다. 따라서 풍부한 경험을 쌓는 게 좋은 이력서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하지만 그런 경력을 찾기 어려웠다. 윤동준 상무는 “이력서를 읽고 난 다음 떠오르는 이미지가 ‘중국인’밖에 없다”며 “회사의 해외 진출 계획이나 경영 전략에 따라 맞춤형 경력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자기소개서는 99% 사실에 근거한다. 1% 포장할 여지가 있다는 말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논리 전개다. 유학생이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이동우 상무는 “추상적이며 누구에게나 있음직한 내용은 과감히 삭제하라”며 “‘A 경험에서 장점 B를 배웠다. B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C 상황에서 회사에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논리를 전개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STEP 2 면접 집중 분석]

‘중국서 본 한국, 한국서 본 중국’비교 설명할 수 있어야




Q 조씨와 아버지, 여동생 세 명이 암벽에 올랐다. 사고가 났다. 위부터 순서대로 여동생, 조씨, 아버지가 로프에 매달리게 됐다. 로프는 두 명의 무게만 견딜 수 있다. 아버지는 “칼로 로프를 잘라 나를 떨어뜨리고 둘이 살아남아라”고 말한다. 어떻게 할 건가.



A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내가 살아갈 의미가 없다. 로프를 끊지 않고 같이 죽겠다.



Q 아버지가 원하는 결정이 아닐 텐데.



A 남매가 살아남는다고 해도 평생 불편한 마음일 것이다.



▶ 인성을 묻는 문제가 아니다. 경영자로서 의사결정을 묻는 질문이다. “같이 죽겠다”고 해서 인간적이라고 평가하는 것도 아니고, “로프를 자르고 살아남겠다”고 해서 비인간적이란 평가를 내리는 것도 아니라는 말이다. 조씨는 논리적 근거 없이 감정적으로 치우친 답변에 머물렀다. 정답이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어떤 답을 하든 근거가 명확해야 한다.



Q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는지.



A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안 받으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주위를 보면 보통 학교 시험 기간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다르다. 한국어 공부라고 생각하니까 아무렇지 않더라.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니까 따로 해소법도 없다.



▶ ‘예’ ‘아니오’ 답변을 기대한 게 아니다. 물론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을 수도 있다. 설사 그렇더라도 “좀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가끔 받을 때면 친구와 얘기한다. 스트레스를 푸는 효과도 있고, 다른 사람의 생각까지 들을 수 있어서다”는 식으로 답하는 건 어떨까. 질문은 특별하지 않더라도 답변은 특별해야 한다.



Q ‘더블 딥(double dip)’을 설명해 보라.



A 이중 침체 현상이다. 경기가 침체한 후 잠시 회복세를 보이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상황을 말한다. 세계 경제를 이끌고 있는 중국이 지속 성장하고 있으므로 당분간 더블 딥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 이 질문은 맞느냐, 틀리느냐를 확인하려는 게 아니다. 혹시 모른다 하더라도 어떻게 대응하느냐를 평가하는 것이다. 단순히 개념을 설명하는 데서 벗어나 전망까지 짚어줬다. 좋은 답변이다.



Q 본인의 약점을 ‘우유부단한 성격’이라고 했는데.



A 약점이지만, 강점도 될 수 있다고 본다. 우유부단하다고 해서 일을 진행할 때 우물쭈물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다른 이보다 생각이 많다는 거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며 매사를 꼼꼼하게 점검하는 성격이라고 봐주셨으면 한다.



▶ 좋은 답변이지만 100점짜리는 아니다. 사례를 들어 구체적으로 답하면 더 좋겠다.



Q 오랜 객지 생활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A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충격을 받았다. 친구들이 “중국인은 정말 머리를 감지 않느냐”고 물었을 때다. 그럴 때는 기분이 나빠 대답조차 하기 싫었다.



▶ 누구나 할 수 있는 답변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독특한 경험을 통해 배운 점을 답하는 게 좋다. 조씨는 자기소개서에 ‘객지 생활을 통해 적응력을 키웠다’고 했기 때문에 이를 언급하는 게 나을 뻔했다.



실전 면접 평가 두 가지를 기억하라. 논리성과 구체성이다.



논리성은 유학생이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A-B-C로 넘어가는 자연스러운 논리 전개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우유부단한 성격(단점)을 장점으로 표현한다고 하자. 그럴 경우 “내가 생각하는 우유부단이란 어떤 것이다. 하지만 그건 조직생활을 할 때 이런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시간은 오래 걸릴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조직에 이런 득을 가져올 것이다”라고 답하는 게 좋다. 짜임새 있게 답변하는 기술이다.



구체성과 관련해선 비슷한 외국인 사이에서 돋보이려면 자신만의 독특한 경험을 예로 들어 설명하는 게 좋다. 조씨는 한국 유학생이다. ‘중국에서 바라본 한국, 한국에서 바라본 중국’을 예로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하라.



[STEP 3 총평]



매끄러운 한국어 실력이 강점이다. 윤동준 상무는 “스스로 밝히지 않으면 중국인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한국어가 유창하다”며 “영어 점수(토익 845점)를 조금 더 높인다면 3개 국어 실력은 나무랄 데 없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유창한 외국어 실력을 제외하고는 두드러진 장점이 없다. 한국인과 경쟁한다고 치면 빈틈이 많다는 얘기다. 이동우 상무는 “외국인이라는 이력은 한국 사회에서 ‘양날의 검’”이라며 “외국인에 대한 차별을 허물 수 있는 조씨만의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씨가 서류전형에서 고배를 마시고 있는 건 외국인이란 장점을 100% 살리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동우 상무는 “롯데가 채용한 한 중국인은 조씨보다 한국어를 못하지만 석사학위 이상의 전문 지식을 갖고 있다”며 “한국어를 잘하는 게 합격의 필수요건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라”고 말했다. 윤동준 상무는 “한국·중국을 오가며 쌓았던 글로벌 경험을 서류에 담아내라”고 조언했다.



자문단은 “목표를 분명히 세워라”라며 “취업난이 심각해 한국에서의 취업이 쉽지 않을 것인 만큼 중국에서 한국 관련 업무를 하는 회사에 들어가는 것도 검토해 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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