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탈출 … 지갑 다시 여니 스포츠웨어·신발 주가 다시 주목
패션업체의 실적은 경기에 따라 오르내리는 폭이 크다. 보통 소비회복기엔 패션업체의 이익이 크게 늘면서 주가도 뛰곤 한다. 2005년 하반기부터 2006년 상반기가 바로 이런 시기였다. 지금도 그때처럼 패션업체의 실적 호조를 기대할 수 있는 시점이다.
단 중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는 국내 의류소비가 이미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의류소비 증가율만 볼 게 아니라 각 기업이 얼마나 성장성을 확보했는지를 따져봐야 하는 것이다. 특히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체질이 강화된 국내 패션업체들에 주목해야 한다. 이중 일부 대형패션업체는 브랜드 확장과 수입사업 강화를 통해 국내시장에서 지배력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다른 업체들은 중국 시장에 진출하거나 해외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시장을 선점해 내수산업의 한계를 보완해 가는 중이다.
여러 지역에 걸쳐 있는 생산거점도 장점으로 부각된다. 과거에 투자해둔 방글라데시·중국·베트남의 해외공장 실적이 본격적으로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법인으로부터 생긴 지분법 이익은 2007년 148억원에서 지난해 327억원, 올해는 583억원으로 급증했다. 영업이익 규모에 맞먹는 수준이다.
올 7월 지주회사로 전환한 것도 주가에 긍정적이다. 현재 13%에 불과한 영원무역의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가는 최근에 많이 올랐다. 28일 종가는 1만170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내년 실적을 감안한 주가수익비율(PER)은 5.7배에 불과하다. 여전히 주가가 상승할 여력이 남아 있는 것이다. 적정주가는 1만3600원으로 본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