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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 유혹 떨치기 가족간 대화가 시작입니다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이종국씨가 시상식에서 자신의 경험담을 얘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앙일보와 행정안전부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주관한 ‘인터넷·게임 중독 예방 및 극복 수기 공모전’ 시상식이 22일 오후 2시 중앙일보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최우수상을 받은 이호선씨와 수상자들, 심사위원진 등 50여명이 참석했다.공모전에 응모한 총 504편 중 1차 내·외부 심사, 2차 검증 과정을 거쳐 수상작 13편이 선정됐다. 당선작들은 우수사례집으로 발간돼 관련기관과 단체에 배포될 예정이다.



인터넷·게임 중독 예방 및 극복 수기 입상자들

“가족과 함께라면 아이들은 희망을 놓지 않습니다.” 중앙일보와 행정안전부가 공동 주최한 ‘인터넷·게임 중독 예방 및 극복 수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호선(52·전주)씨. 중3 외동딸이 게임 중독이라는 암흑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데는 아빠 이씨의 노력이 컸다. 우수상을 받은 윤정윤(22·울산)·이종국(20·서울)씨도 같은 생각이다. “가족의 믿음이 없었다면 떠올리기도 싫은 그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거예요.”



하루 15시간 게임, 친구도 없어



이호선씨는 딸의 얼굴을 어느 날부터 보기 힘들어졌다. 제 방에 틀어박혀 컴퓨터 앞에 앉는 딸을 봐도 숙제를 하나 보다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런데 딸은 얼마 후 밥도 따로 먹고 학원도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땐 가방을 메고 학교에 가는 것만으로도 고마웠어요.” 당시 이씨는 집에 있는 TV와 컴퓨터를 내다버리기에 이르렀다.



윤씨의 고등학교 시절 별명은 ‘메신저 지킴이’. 잘 때도 인터넷 메신저를 켜두고 새벽에 일어나 답장할 정도였다. 본격적으로 인터넷 중독에 빠진 건 고등학교 졸업 후.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그는 중독이 더 심해져 몇 달 동안 외출을 하지 않고 하루 15시간 게임만 했다. 끼니를 건너뛰기 일쑤였고, 자극적인 게임을 하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예민하고 난폭해졌다. 인터넷 쇼핑 중독에까지 빠지고, 부모와의 충돌은 점점 심해졌다. “엄마가 그땐 제 눈을 쳐다보는 것도 무서웠다고 하더라고요.”



법학도 이종국씨는 중학교 때 반에서 20등에도 들지 못했다. 오후 3시 학교에서 돌아오면 자정까지 게임을 했다. “제 인생의 90%는 게임이었죠.” 아버지가 하루 30분 반강제로 걷기운동을 시켰는데 그때도 PC방에 갔다.



가족의 믿음, 중독 이겨내



이호선씨는 딸에게 ‘아비인 내가 너에게 꼼짝 못하고 졌다’는 제목으로 e-메일을 보냈다. 사랑하는 이유, 잘 되기를 바라는 희망, 그동안 잘했던 기억을 더듬어 썼다. 세 시간 동안 자판을 더듬거리느라 손에 쥐가 났다. 이 편지 한 통을 쓰기 위해 그는 일주일 동안 컴퓨터를 배웠다. “아이와 e-메일을 주고받을 정도는 돼야 소통할 수 있는 관계가 된다는 것을 알았어요.”



고민하던 그는 컴퓨터 멘토로 딸을 선택했다. 저절로 아이와 컴퓨터 앞에 함께 앉아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어느 날부턴가 딸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딸이 게임을 져주면 이씨는 떡볶이를 쏜다는 명분으로 동네를 누볐다.



윤씨는 자신이 심각한 게임 중독이라는 걸 인식하지 못했다. 그런데 어느 날 엄마가 다큐멘터리 한 편을 보여줬다. 게임 중독자들의 모습을 관찰한 후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내용이었다. 윤씨는 당시 엄마와의 대화를 아직도 기억한다. “아빠와 엄마만 힘든 게 아니라 네가 더 힘들었을 거란 걸 엄마가 잘 알고 있어. 우리 같이 힘내자.”



이종국씨 부모는 오히려 게임기를 사줬다. 게임기로 하는 게임은 끝이 없는 인터넷게임과 달리 중독성이 낮았다. 그 이후 차츰 게임 중독에서 벗어났다. “만일 부모님이 배드민턴 채를 사주며 무조건 나가라고 했으면 PC방에 가 게임을 계속 했을 겁니다.”



목표·취미 생기면 게임 생각 없어져



이호선씨는 딸에게 복지시설 아이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쳐 주는 봉사활동을 제안했다. 아이 혼자 즐기는 컴퓨터 게임 시간을 줄여보자는 속내였다. 주말마다 복지시설 아이들과 만나 두 달을 보냈다. 아이들이 선생님이라고 부른다며 딸은 쑥스러워 하면서도 사범대학에 가 진짜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했다. “며칠 전에는 의사가 되겠다고 해 저를 흐뭇하게 했어요.”



윤씨는 인터넷을 끊기 위해 무조건 밖으로 나가 사람들을 만났다. 처음에는 얼굴을 보며 대화하는 게 너무 불편했다. 엄마는 “인터넷을 피하려고만 들지 말고 조절 능력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윤씨가 바라던 유럽여행을 제안했다. 여행 동호회에서 사람들과 좋은 정보를 공유해 구체적인 여행 계획을 작성해 보라고 한 것이다. 윤씨는 망설임 없이 몇 개월 만에 다시 컴퓨터를 켜고 여행 동호회를 찾았다. “게임의 유혹이 있었지만 다른 관심사가 생기다 보니 참아내는 것이 한결 쉬웠어요.”



이종국씨는 고3 때 법학부에 진학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목표의식이 강해지면서 게임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 그는 자기 인생에 게임이 백해무익한 것이었다며 게임에 빠져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그 시절이 후회만 남는다고 했다. “만일 그때로 돌아간다면요? 건전한 취미 활동을 하고 사람들을 많이 만나 인맥을 만들 거예요.”







글=박정현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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