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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 장관상 받은 이승준군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가 최근 인기다. 이 제도는 청소년 스스로 목표와 계획을 세워 실천한 내용을 모은 기록물을 성취 단계별로 국제기관에서 공인 받는 제도다. 입학사정관제가 확대되면서 개인 포트폴리오 관리의 일환으로도 주목 받고 있다. 지난 18일 열린 제2회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 시상식에서 보건복지가족부장관상을 수상한 이승준(19·전북제일고 3)군을 만났다.



경쟁 힘들어 포기한 적 있지요 봉사하며 새 목표 찾았어요

글=박정식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이승준군이 지난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회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 시상식에서 보건복지가족부장관상을 받은 뒤 기뻐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장애 극복과 재능 발견에, 대학 합격까지”



‘난 누구와 경쟁하는 것이 힘들어 포기를 많이 했고 학교 성적은 늘 꼴등을 맴돌았다. 학교에 다니기 싫어 큰소리로 운 적도 많았다. 엄마의 도움 없인 무엇을 하든 겁이 났다.(중략) 지금은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솟는다. 장애를 가진 내가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난 내가 지닌 장애를 극복해낼 수 있었다’. 이군이 활동 보고서에 쓴 내용이다.



발달장애 1급인 이군은 정신연령이 또래보다 낮아 정서불안이나 과잉행동으로 학교생활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런 그가 내년이면 대학생이 된다. 이번 대입 수시모집에서 한일장신대 신학부에 합격했다. 이 대학은 이군이 봉사활동에 남다른 재능이 있음을 발견해 사회봉사리더십 전형으로 특채했다. 다들 불가능하다고 여겼고, 부모조차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이군은 “지금은 절제력도 생기고 대화도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게 됐다”며 “어려운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찬양 전문 목사가 되려고 드럼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산악 등반 단계 높여가며 도전의식 키워”



어머니의 갖은 헌신으로 병원 치료와 학교생활을 병행하던 이군. 그가 변화를 보인 건 올 초 성취포상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부터다. 활동 영역별로 계획을 세운 뒤, 봉사활동을 하러 전북 익산 신광요양원을 찾았다. 무의탁 노인들의 말벗·산책·식사를 도우면서 개개인의 질환과 성격에 맞춰 봉사를 했다. 그들의 이름을 외워 일일이 불러주고 자주 신체 접촉을 하며 교감을 나누려 노력했다. 봉사활동 시간만 채우려는 여느 학생들과 다른 이군의 모습에 대학 측이 주목한 것이다.



이군은 자기계발 활동으로 좋아하는 캐리커처를 골랐다. 인근 미술학원을 다니며 취미활동을 전문가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신체 단련 활동으론 등산을 택했다. 부족한 인내력과 자신감을 기르기 위해 주말마다 산에 올랐다. 지난 4월 집 근처 회문산(해발 830m)에서 시작해 모악산·속리산·지리산을 거쳐 8월엔 백두산 정상까지 올랐다. 함께한 가족과의 애정도 더욱 끈끈해졌다. 친척들도 유적지·박물관 답사와 여행에 동행하며 용기를 북돋웠다. 어머니 김은숙(50)씨는 “지난 14년 동안 승준이를 치료해온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조수철 박사님이 ‘승준이가 최근 6개월 사이에 지적 발달이 향상됐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스스로 계획·실천하는 과정에 충실해야”



현재 이군처럼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에 참여하고 있는 국내 청소년 수는 2600여 명에 이른다. 보건복지가족부와 한국청소년진흥센터가 지난해부터 우리나라에 이 제도를 도입해 운영을 시작했다. 이 제도는 1956년 영국에서 시작된 자기 성장활동 프로그램(에든버러 공작상·The Duke of Edinburgh’s Award)으로, 오늘날 세계 127개국에서 시행되고 있다. 국제협회가 위치한 영국은 왕실 주도로 기업들의 청년 고용 확대에 적용하고 있으며, 싱가포르는 대학 입시에 가산점을 주고 있다. 호주는 국제사회 기여 체험프로그램으로, 미국은 리더십 교육의 하나로 운영하고 있다. 캐나다는 취약계층 청소년들에게 기술 습득 기회로 제공하고 있고, 스코틀랜드는 비행 청소년들의 선도에 활용하고 있다. 한국청소년진흥센터 김태우 담당은 “회원국 간 교류 협력이 맺어져 외국으로 이민·유학을 가도 현지 담당관이 배정돼 국내에서 하던 활동을 이어서 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참가자는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한 과정과 결과를 포트폴리오 앨범에 기록하도록 돼 있다. 활동영역은 봉사·자기계발·신체단련으로 구성되며, 동장·은장·금장 순으로 단계가 높아질수록 탐험과 합숙 활동이 추가되고 활동 기간이 길어진다. 14~25세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학생은 포상담당관과 상담해 목표를 정하고, 단계별 수행과정은 포상담당관이 감독·인증한다. 앨범은 활동별로 일기·소감문·보고서를 쓰고 사진을 붙여 포상담당관의 평가의견서를 받도록 구성돼 있다. 요구 기준이 없어 목표 수준과 실천 방법을 자신의 능력과 환경에 맞춰 세울 수 있어 발달·지적 장애 청소년도 참여할 수 있다. 한국청소년진흥센터 김희정 담당은 “입시에 찌들어 우열 경쟁에 젖은 청소년들에게 비경쟁을 통한 자발성·평등성·과정 중시 태도를 길러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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