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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된 사람 혼내주는, 후련한 심술이 그립다

“심술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죠. 못된 사람을 혼내 주는 좋은 심술을 그리려고 했습니다. 심술이란 결국 마음(心)을 다스리는 재주(術)니까요.”
‘심술통’으로 유명한 만화가 이정문(68) 화백이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았다. 1959년 ‘아리랑’ 잡지에 ‘심술첨지’라는 만화로 신인만화가상 가작을 받고 등단한 그다. 심술 참봉, 심술 999단 심쑥이, 심술 1000단 심똘이, 심술 남매 심통이와 심뽀 등 그동안 그가 창조한 캐릭터들은 얄미운 짓을 하는 사람을 다양한 방법으로 골려 주는 정의의 심술쟁이들이다.

‘심술통’ 만화가 이정문, 데뷔 50년 맞아


“철저한 권선징악이죠. 잘못된 것을 보고도 제대로 지적하는 사람이 점점 줄고 있잖아요. 제 만화를 보신 분들은 후련하다고 하세요. 이번 전시를 위해서는 뇌물을 먹고도 뻔뻔한 사람들을 후련하게 응징하는 작품들을 새로 그렸습니다.” 대표 캐릭터인 심술통은 85년 한 스포츠신문 창간호부터 8년간 연재됐다. 원래 이름은 심술턱이었다. 심술이 더덕더덕 붙어 있는 커다란 턱을 강조해 그렸다. 그런데 이름이 왜 바뀌었을까.

“편집국장이 부르더니 대뜸 ‘누구 죽일 일 있느냐’ 해요. 무슨 소리인가 싶었는데 당시 영부인을 연상시킨다는 거라. 그 자리에서 논의 끝에 새 이름을 단 것이죠.”
심술 캐릭터들이 사회에 대한 그의 관심을 드러냈다면 ‘철인 캉타우’는 환경에 대한 메시지가 담긴 공상과학(SF) 만화다. 75년 어린이잡지 ‘소년생활’에 연재됐다. 석유 파동 이후 환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자연스럽게 지구를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는 주제를 다뤘다. 이 만화에 대해 이 화백이 갖고 있는 자부심은 대단하다.

“제 손으로 창조한 완전 토종 캐릭터거든요. 일본 ‘마징가 Z’에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이름도 ‘깡다구’에서 따온 거예요. 이 벌집무늬 하나하나도 다 펜으로 그렸어요. 너무 세밀해 하루 2쪽밖에 못 그려요. 예나 지금이나 조수는 없고 집사람이 도와주는데, 그래서 저작권의 30%는 집사람에게 있죠. 하하.”실감 나는 설정을 위해 설계도도 그렸다. 무게 20t, 높이 20m에 재질은 18만 도 고열에도 견딜 수 있는 아티늄. 여기에 1억 볼트급 번개를 저장해 무기로 사용한다.

“그럴듯하죠? 다 거짓말이긴 하지만. 그런데 만화가에겐 이런 상상이 중요해요. 상상이 현실이 되는 세상 아닙니까. 그런데 우리나라는 만화적 상상에 대한 제약이 참으로 심했어요. 65년 ‘새소년’이란 잡지에 ‘설인소년 알파칸’이라는 만화를 그렸는데, 얼마 뒤 신문에서 ‘황당한 만화’라고 비판하는 기사가 나왔어요. 주인공이 분사통을 메고 하늘을 나는 장면이 이상하다나. 그런데 얼마 안 돼 사람이 달나라에 가는 세상이 됐죠.”

이렇게 50년간 펜으로 그려 온 명랑한 상상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12월 23일부터 2010년 1월 31일까지 서울 남산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열리는 ‘이정문 50주년 특별전’이다. 행사장에는 거대한 심술통과 철인 캉타우 모형 조각이 관람객을 맞는다. ‘아리랑’ 잡지에 실렸던 첫 작품부터 10년 단위로 늘어난 심술 가족 변천사, 2004년 5월 발간된 기념 우표, 이 화백의 SF적 상상이 가득 담긴 ‘2041년 상상도’ 등을 볼 수 있다.

23일 열린 개막식에는 ‘로봇 찌빠’의 신문수(70), ‘소년 고인돌’의 박수동(68), ‘맹꽁이 서당’의 윤승운(66) 화백 등 국내 만화계를 대표하는 원로들이 대거 참석해 이 화백의 전시를 축하했다. 내년 1월 16일과 23일 오후 2시에는 작가 사인회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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