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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수행 관료들 “베이징서 따로 만나자”

지난 17일 청와대를 예방한 시진핑 중국 국가 부주석(가운데)과 류우익 주중 대사(오른쪽)가 이명박 대통령의 소개를 받으며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 두 번째는 유명환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중국의 장다밍(姜大明) 산둥성장이 청와대로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한 지난 10일 오후. 예방이 끝난 뒤 참석자들이 접견실을 막 나서려는 참이었다. “류 실장, 나하고 얘기 좀 하고 갑시다.” 이 대통령이 정권 출범과 함께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류우익 주중 대사를 불러 세웠다. 이날은 주중 대사로 내정(12일 공식 임명)된 류 대사의 외교 무대 데뷔 날이었다. 장 성장은 물론, 청융화 주한 중국 대사도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류 대사의 대통령과의 친밀한 관계, 달리 표현하면 류 대사의 세(勢)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MB와 각별한 실세’ 류우익 대사 존재감에 놀란 중국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류 대사가 장 성장과 청와대에 들어갈 때 청와대 각급 직원들이 류 대사를 맞이하러 나올 때부터 다른 대사들과는 격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장 성장은 청와대를 나오면서 류 대사에게 “부임 뒤, 지방 방문을 할 때 반드시 산둥성을 먼저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수행했다. 청와대는 중국 차기 권력자로 확실한 시 부주석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류 대사에게 체류 3박4일 동안 밀착 수행하도록 했다. ‘영예 수행’이란 용어도 붙였다. 류 대사는 중국 측의 내부 오찬만 빼고 거의 전 일정을 함께 했다. 시 부주석을 예우하는 동시에 류 대사가 중국 대사로서 활동할 때 도움을 주려는 배려 차원이기도 했다. 한국 내에서 어느 정도 실세냐, 중국 고위층과 어떤 ‘콴시(關係)’를 맺고 있느냐에 따라 중국 측의 자세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중 현안이 발생했을 때 류 대사가 한국 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란 점을 중국 측이 인지하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17일 오전 이명박 대통령과 시 부주석과의 조찬에서도 이 대통령은 각별하게 류 대사를 반갑게 맞으며 시 부주석에게 인사를 시켰다.

특히 시 부주석의 수행단에는 중국 핵심 부처의 실무를 관장하는 차관들 6명이 포함됐다. 6자회담 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 중장기 국가 발전 그림을 그리고 실행하는 펑썬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 한·중 경제 이슈를 담당하는 천젠 상무부 차관 등이다. 이들은 류 대사가 베이징에 가서 상대해야 하는 인사들이다.

류 대사는 청와대 비서실장 전에, 김영삼 정부에서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았다. 펑썬 부주임은 류 대사와 몇 마디 나눈 뒤 “여기서 이렇게 얘기할 게 아니다. 베이징에서 만나 진지하게 얘기를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류 대사가 서애(西厓) 류성용 선생의 12대 후손이란 점도, 중국 측 인사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 것으로 보인다. 17일 저녁 정운찬 총리 주최 환영만찬에서 한 참석자가 류 대사의 문중을 설명하자, 너도 나도 술을 따라 들고 류 대사 자리로 와 건배를 제의했다고 한다. 중국에서 오래 근무한 한 외교관은 “중국 사람들은 역사를 아주 중요시 한다. 조선 선조 때 영의정으로 명나라와 원군(援軍) 교섭을 벌인 류성용의 12대손이라고 하자 깜짝 놀랐고 그런 사람이 주중 대사로 온다는 점에 의미를 둘 것”이라고 말했다. 류 대사는 다음 날 시 부주석에게 서애 선생이 임진왜란을 기록한 『징비록』을 선물했다.

이번 시진핑 부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류 대사가 역대 어느 주중 대사보다 호조건에서 출발했다는 시각이 많다. 주중 대사로 부임한 뒤 중국 정부의 카운터 파트들과 인사 한 번 하는 데도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리고, 만났다 해도 차 한 잔 앞에 놓고 “자주 봅시다”는 말 이상의 얘기를 나누기 힘든 게 중국과의 외교 현실이기 때문이다. 중국 측에서 우리 대사에게 먼저 만나자고 요청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고 한다.

미·중, 미·일, 일·중이 새로운 관계 설정을 하고 있는 와중에 한·중 관계를 긴밀히 하고, 북핵 이슈를 다뤄야 하는 류 대사의 임무가 막중해진 것이다. 류 대사는 28일 베이징에 부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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