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제 전형 응시자 중에 학자가 되겠다는 의지가 강한 학생이 있었다. 지망한 전공에서 연구하고싶은 분야도 아주 구체적이었다. 영어·수학 등 주요 내신은 좋지 않았다. 대신 관련 과목은 모두 1등급이고, 지역사회에서 관련 활동을 해온 내용도 풍부했다. 모험이지만 지켜보기로 했다. 입학 후 첫 학기에 거의 A학점을 받았고, 학내 활동도 적극적이더라. 이런 학생들은 대학생활 만족도가 높다. 교수님들 반응도 좋다. 상황에 맞춰 입학했다가 반수·재수·편입 등을 하려는 경우와 다르다.
건국대는 1박2일 심층면접을 한다. 하나고도 2010년 입시에서 이렇게 했다. 면접에 공을 들일수록 전형에 대한 불만이 적다. 입학사정관제가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비판은 우리 현실에선 제기될 수밖에 없다. 공교육만이 할 수 있는 부분을 개척해야 한다. 학부모·지역사회 인력풀을 통해 방과 후 직업 관련 강의·체험을 마련하는 것이 한 예다. 이것이 곧 학생마다 관심 분야 활동 내용이 될 수 있다.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오해를 불식하려면 정보가 공개돼야 한다. 고교유형별·지역별 합격자와 등록자 비율 등. 입학사정관에는 이론무장만 아니라 현장경험자가 있어야 한다. 고교·대학이 교류해 입시 설계에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싣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