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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소심남?

“저는 늘 2% 부족한 남편입니다. 실컷 잘 달려봤자 뭐합니까? 막판 스퍼트에 넘어지니 아주 죽을 맛이죠.”

부부의사가 쓰는 性칼럼

30대 중반 남성 T씨의 표정엔 아쉬움이 역력했다.

“저에겐 징크스가 있습니다. 성행위에 한참 열 올리는데 아내가 ‘너무 좋아’라고 말하면 저도 모르게 사정해버립니다. 도저히 못 참겠어요.”

T씨는 아쉽게도 마무리를 못 한다. 어떤 땐 아내의 흥분을 의도적으로 무시도 해봤고, 아내에게 제발 좋다는 말을 하지 말라고 요구했지만 쉽지 않다. 굳이 아내가 입을 막더라도 흥분이 거세져서 절정이 임박했다는 사소한 반응에도 T씨는 못 견딘다. 저기 결승점이 보인다는 묘한 절박감에 늘 아내가 최고조에 도달하기 직전 사정해버리니 T씨의 자존심은 바닥이다.

사실 T씨만 그런 게 아니다. 원하는 시간보다 너무 일찍 사정하는 조루 환자들은 T씨처럼 습관적 조기사정이 흔하다. 이런 남성들은 상대 여성이 기분이 좋다는 말을 하거나 흥분하는 표정에 쉽게 허물어지는 습관이 있다. 여성이 흥분해서 극치감에 가까워지면 누구나 자연스러운 신체 흥분 반응을 보인다. 온몸에 힘이 들어가거나 등이 활처럼 휜다든지 상대 남성을 꽉 끌어안는다든지 차렷 자세로 꼿꼿해지는 등, 절정에 임박한 본능적인 신체 반응이 나타나면 조루 남성은 여지없이 덩달아 급격한 흥분에 사로잡혀 조급하게 사정한다. 이런 남성들은 흡사 골인 지점이 눈앞에 보이면 뒷심 부족에 다리가 꼬여 넘어지고 마는 달리기 선수처럼 섣부른 조바심이 있다.

이런 습관은 사정중추가 평소에 성흥분이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는 형태로 적응되지 못해 그렇다. 그래서 조루의 치료에 활용하는 행동요법은 절정까지 완만한 흥분상승에 익숙해지도록 교정하는 것이다. 성행위 중반까지 안정된 성흥분이 순식간에 스파이크처럼 튀어 오르는 현상은 사정중추와 교감신경이 극도의 위기반응을 보일 때 더욱 쉽게 일어난다. 또한 이를 막으려 할수록 더 심해진다.

그런데 그 이치와 원인을 무시한 채 흔히 조루 환자들은 귀두가 예민해서 그렇다고 착각하며 귀두를 어떻게든 둔하게 만들려고 애쓴다. 하지만 귀두의 예민감은 주관적으로 느끼는 표면 현상일 뿐 실제 조루와 일반인의 차이는 아니란 것이 밝혀진 지 오래다. 누구나 귀두 부분은 신체 중 가장 예민한 곳 중 하나로, 짜릿한 자극을 느끼도록 섬세한 감각이 살아있어야 한다. 오히려 귀두의 성감을 너무 떨어뜨리면 감수성이 떨어져서 발기에 필요한 만큼의 성흥분을 획득하지 못한다. 조루의 실제 원인은 귀두의 예민성 자체가 아니라 사정중추의 과흥분에 따라 귀두의 예민성이 정상인보다 너무 빨리 나타나는 데 있다.

다행히 T씨도 사정중추의 안정화를 유도하는 약물치료와 완만한 성흥분 상승에 익숙해지는 행동요법의 병합에 따라 점점 마무리를 잘하는 남성이 됐다. 남성과 여성이 동시에 오르가슴을 느낄 확률은 25%에 불과하다. 매번 성흥분 반응을 동시에 맞추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늘 동시에 느끼려 하는 것은 지나친 완벽주의인데, 반드시 상대 여성을 만족시켜야겠다는 조바심과 지나친 성취욕은 오히려 성공률을 떨어뜨린다. 이보다는 실패에 너그러운 자세가 차라리 낫다. 아내라는 대상을 매번 느끼게 해줘야 하고 매번 빵빵한 월급봉투를 내밀어야만 내 곁을 지켜주는 존재라 여긴다면 당신은 소심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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