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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셀카는 삶의 기록 아닌 욕망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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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진중권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344쪽, 1만3800원




과학자인 정재승 박사와 미학자며 전방위 평론가인 진중권이 만났다. 믿기 어렵겠지만, 개그콘서트와 강호동·유재석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다. 더 믿기 어렵겠지만, 헬로 키티와 일본 만화 『20세기 소년』을 논하기 위해서고, 스타벅스와 안젤리나 졸리에 대해 수다떨기 위해서다. 이 책은 구글부터 쌍꺼풀 수술·프라다·파울 클레까지 요즘 시대를 반영하는 문화 키워드 21개에 대한 두 논객의 분석을 담았다.



분홍 고양이 캐릭터인 헬로 키티에 대해 미학자는 유난히 귀여운 것을 밝히는 일본의 ‘가와이(‘귀엽다’는 뜻) 문화’와 인형에 서사를 부여한 전략을 읽는다. ‘무국적성’이라는 일본 대중문화의 전형적 특성도 찾아낸다. 바비인형이 백인 중산층 여성의 욕망을 투영, 이데올로기적인 성격을 띠는 것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반면 과학자는 사람들의 감정은 주로 눈으로 표현된다는 학자들의 연구결과를 인용, 키티의 매력이 동그랗고 표정없는 눈에 있다고 풀이한다. 키티가 감정을 표현하지 않기 때문에 더 신비롭고, 더 많은 사람들이 감정을 투영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강호동과 유재석에 대한 분석도 눈길을 끈다. 미학자는 판소리의 추임새와 같은 강호동의 ‘오버액션’이 갖는 힘을 주목했다. 거의 무당굿에 가까운 요란한 반응으로 출연자들의 심리적 부담감을 덜고 말할 수 있도록 “자리를 깔아준다”는 것이다. 과학자는 유재석의 매력이 타인의 웃음을 부르는 ‘하이톤 웃음’에 있다고 보았다. 우리 뇌에는 남이 웃으면 따라 웃게 만드는 웃음 감지 영역이 있어 쉽게 따라 웃게 되는데, 유씨의 웃음이 바로 그런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라는 풀이다.



아이폰·아이팟을 창조한 애플의 최고 경영자 스티브 잡스. 문제의 본질을 남들과 새롭게 정의하고, 황당한 아이디어를 현실가능한 아이디어로 구체화하는 능력으로 창조적 사고의 전형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웅진지식하우스 제공]
‘혼자놀기의 진수’인 셀카(셀프 카메라:카메라로 자신의 모습을 찍기)에 대해 정씨는 “셀카는 삶의 기록이 아니라 욕망의 기록”이라고 말한다. 이른바 ‘얼짱 각도’ 등을 동원해 자신의 모습을 가장 예쁘게 변형해 담으며 “셀카에서만큼은 눈이 사탕만큼 크고, 턱이 송곳처럼 가늘며, 얼굴이 뽀얀 일본 만화의 주인공처럼 된다”는 점에서다.



몰래카메라 ·9시뉴스·생수 등 일상적인 키워드는 이 책의 매력이자 함정이 될 수 있는 요소다. 친근해서 좋지만 자칫 진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저자의 통찰력은 책에 적절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한 주제에 대해 보여준 ‘약간 다른’시각과 접근도 책에 재미를 보탰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도 키워드로 뽑았다. 두 사람은 그를 가리켜 “과학과 예술을 행복하게 결합한 인물”(정재승), “예술가 CEO의 전형”(진중권)이라 말했다. 둘이 함께 책을 쓴 이유, 여기에 다 설명돼 있다. 과학과 예술, 서로 충돌하고 자극하며 함께 가야한다는 메시지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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