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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읽기 BOOK] 섬뜩하다, 세계를 향해 NO라고 외치는 중국

앵그리 차이나

쑹샤오쥔 등 지음

김태성 옮김

21세기북스, 400쪽, 1만5000원




헷갈린다. 단행본인지, 대자보인지…. 외관은 책의 꼴을 갖췄다지만, 내용은 휘갈겨 쓴 거친 격문(檄文)과 다를 바 없다. 잔뜩 화가 난 중국 지식인들이 세계와 자신을 향해 내지르는 쉰 목소리로 꽤나 어지럽다. 실제로 원 제목도 ‘중국은 화났다(中國不高興)’인데, 현지에서는 베스트셀러로 떴다고 한다. 중국인 다수의 마음까지 얻은 셈인데 한국독자로서는 착잡하지만 중국의 속내를 알기 위해 마주 할 책이긴 하다. 이 책을 보고 서구 언론이 ‘21세기 황화(黃禍)’를 떠올린 것도 이해 못할 게 아니다.



옮긴이가 “우리에게는 섬뜩한 책”이라고 한 것도 그런 까닭이다. 1840년 아편전쟁 이후 처참했던 근대 100여년의 굴욕을 딛고 일어나 세계를 향해 “노!”라고 외치는 저들의 복잡한 속내를 읽어내는 것은 어찌됐던 우리로서는 필수다. 중국에서 급부상하는 대국주의의 자만과, 분노에 찬 민족주의 정서란 어떤 식으로든 한반도에 투영되기 때문이다.



“티베트 독립을 주장하는 서양인들이 1959년 이전에 중국이 티베트에 대해 주권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하자. 그렇다면 또 어쩔 것인가? 미국은 티베트의 독립을 위해 중국이라는 핵 강대국과 일전을 치를 준비가 되어 있는가?”(84쪽 요약) “미국을 따르는 나라는 고작해야 미국이라는 조직폭력 두목의 수하에서 말단 보스로 있으면서 부스러기를 얻어먹을 수 있다. 미국의 경제모델은 세계 경제의 암적 존재다. 암이 중기인지 말기인지 알 수 없다. 초기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207쪽 요약)



중국은 거대해진 경제력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 목청을 높여가고 있다. 사진은 티베트 독립운동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지난해 허베이 성의 한 할인체인점 까르푸 앞에서 국기인 오성홍기를 들고 프랑스 상품 불매운동을 벌이는 중국시위대 모습. [중앙포토]
티베트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이는 상대인 미국과의 일전 불사를 외치거나, ‘미국=암적 존재’라고 단정하는 목소리는 책의 도처에 있다. 지난해 올림픽 때 성화 봉송이 지구촌 곳곳에서 저지당했을 때 중국 젊은이들이 보였던 과잉대응을 기억하시는지? 이 책의 저자들은 이를 “자발적인 정서적 반응”이자 “신(新)애국주의 물결”이라고 되레 두둔한다. 전혀 이해 못할 것은 아니다. 저네들의 긴 역사에서 최악의 재앙과 악몽이었던 1840년 이후의 근대사 체험이 너무 아프기 때문일 것이다.



이웃인 우리도 그 못지않은 좌절을 겪었기 때문에 동병상련도 없지 않다. 그러나 분노로 해결될 것은 그리 많지 않은 법인데, 저네들 지식인들이 앞장서 부추기는 모양새다. “우리 앞에는 두 가지 길밖에 없다. 세계를 제압하든가, 세계를 다시 만들든가.” 그런 호언장담은 19세기에는 아팠으니 21세기에는 힘을 휘두르자는 ‘철부지 대국’의 겁 없고, 방자한 선언으로 들린다. 앵그리 차이나를 넘어 숙성된 중국을 기대하지만, 우리의 희망사항에 그칠 것인가?



조우석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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