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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은…] 도박중독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도박중독, 이따금 매스컴을 통해 전해 들었지만 여전히 나와는 무관한 이야기였다. 자아절제를 못하거나 충동장애를 지니거나, 일확천금을 꿈꾸는 등 특별한 문제를 지닌 사람만이 겪을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난 몇 달간 국무총리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도박중독예방센터에서 ‘도박중독 예방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수많은 도박중독자들의 사연을 접했고, 도박중독이 특별한 문제를 지닌 사람이 아닌 나와 내 주변 사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보편적인 문제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도박으로 인한 가장 큰 개인적 폐해는 가정파괴와 대인관계 단절이다. 도박의 심각성과 사회적 폐해에 관한 조사에 따르면 습관성 도박으로 10명 중 9명이 가정생활에 문제를 가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자녀에게 소홀하거나 부부관계 악화, 이혼 등의 폐해를 많이 경험한다. 또한 가까운 친인척과 친구를 포함한 대인관계가 단절되고 주변 사람으로부터 신뢰도가 떨어지며 이는 곧 직장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쳐 종국에는 회사를 그만두어야 하는 지경에도 이른다고 한다.



도박으로 인한 재정적인 측면의 폐해도 크다. 습관성 도박자의 10명 중 6명은 도박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지게 된 과다한 채무로 현재 신용불량자가 됐고, 때로는 도박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사기, 절도, 공금 횡령, 타인 카드 무단 사용, 카드깡, 퍽치기 등과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도 사행산업 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도박중독 유병률은 19세 이상 성인인구 10명 중 1명에 이르는 수치로 해외 선진국과 비교해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도박중독, 마약중독, 알코올 중독에서 인터넷 중독까지 한 개인을 나락으로 빠트리고 주변 사람들의 삶까지 고통으로 몰아넣는 중독은 많다. 하지만 다른 어느 중독보다 충동성이 강하고 금전적인 부분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도박중독은 특히 더 관심을 기울이고 조기에 예방해야만 한다. 도박중독에 빠진 이들은 마치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같이 도박에 엄청난 돈을 쏟아붓는다. 모든 삶이 도박을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가족과 주변 사람 등 나를 둘러싼 정상적인 삶의 환경은 파괴되어 간다. 도박중독은 ‘마음의 암’과 같이 무서운 질병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유독 도박중독에 대해서만은 관대했던 것은 아닐까?



도박중독은 비단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시스템 차원에서 중독예방과 치유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개인이 굳은 의지로 도박을 끊기로 결심해도 도박을 멀리할 수 있는 물리적 여건,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신뢰와 지지, 가까운 곳에서 다닐 수 있는 도박중독 전문치료 시설과 이를 이용하기 위한 재정적 지원 등 전방위적인 치유환경이 조성되지 않으면 의지는 꺾이기 십상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도박중독자의 예방과 치유를 위한 시설과 시스템이 극히 미비한 상태라고 한다. 더는 도박중독으로 고통받는 이들과 그 가족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국가가 그들에게 적극적인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그들의 도움 요청에 충실히 응답하기 위한 채비를 갖추어야 한다.



이경실 국무총리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홍보대사·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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