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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은…] 이스라엘의 ‘주변국 핵 불용’ 원칙 배워야

필자는 최근 이스라엘을 방문해 그곳의 정보기관과 안보 관련 연구소에 종사하는 전문가들과 접촉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스라엘은 공항검색이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울 정도로 안보를 중시하는 나라다. 이런 이스라엘이 공식적으로 핵무기 보유를 인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NCND) 정책을 취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의 핵보유는 이미 국제사회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스라엘은 적대관계에 있는 중동국가들에 둘러싸여 있는 지정학적 불리함 때문에 항상 안보위협에 시달려 왔다. 그래서 핵무기 개발만이 안보위협을 해소하고 생존을 확보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라고 판단, 1976년을 전후로 핵무기를 보유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어떠한가. 북핵 문제는 북한이 외교적으로 최악의 고립상태에 직면했던 90년 초반에 불거졌다. 북한 스스로 핵개발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의 산물’로 ‘자위적 국방력 강화’ 차원에서 이루어져 왔다고 강변해 왔을 정도다. 한마디로 이스라엘처럼 생존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같은 생존전략이더라도 이스라엘은 주변국과의 비대칭 전력의 우세를 통해 생존을 추구하고자 하는 반면 북한은 대칭 전력의 확보를 통해 생존을 확보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이런 이유에서 이스라엘은 과거 이라크 오시라크 원자로와 시리아의 알키바르 원자로를 폭격했고, 2008년에는 이란의 핵시설을 공습하려 했지만 미국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이스라엘에 주변국 핵시설에 대한 ‘외과적 수술’은 가장 효과적인 핵문제 해결방식이었다. 이스라엘의 일부 안보전문가가 북한의 핵시설 폭격을 배제한 북핵 해결 방식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면서 이를 적극 권장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그런데 이스라엘의 외과적 수술방식을 북핵 문제 해결에 적용하는 데는 다소 문제가 있다. 우선 외과적 수술방식은 핵개발 초기 단계에서는 핵시설과 핵프로그램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지만, 이미 핵무기 개발에 성공한 북한에는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스라엘은 수술당한 국가로부터의 보복에 대응할 수 있는 핵 억지력을 갖고 있는 데 비해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따라서 북핵 문제 해결 측면에서 이스라엘이 주는 교훈은 별로 없어 보인다. 그러나 핵문제를 대하는 이스라엘의 주인다운 태도와 ‘주변국 핵 불용’이라는 철저한 원칙을 견지하는 자세는 배울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의 북핵 해결방안인 그랜드 바긴은 우리가 북핵의 최대 피해자로서 문제해결의 핵심 당사자가 돼야 한다는 주인의식 속에서 ‘북핵 필소(必消)’ 원칙에 의거하고 있다. 94년 제네바 합의 이후 북핵의 대가로 국제사회가 지불한 6조원이라는 엄청난 비용에 비해 돌아온 성과는 극히 미미했다. 북한은 위기조성→협상과 보상→합의파기→위기조성을 되풀이했다. 그랜드 바긴에는 이러한 악순환의 전철을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현실인식이 반영돼 있다. 북핵 프로그램의 핵심 부분 폐기와 더불어 대담한 안전보장과 경제지원으로 북핵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임경묵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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