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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한국 기업 따라잡으려면 특단의 경영 전략 필요”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12월 16일자 1면에 게재된 한국 기업 특집기사.
일본에서 한국 기업을 칭찬하면서, 한편으로는 경계심을 키우는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일본의 유력 경제신문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16일 ‘한국 기업, 강력함의 비결’이란 제목의 시리즈를 시작했다. 일본 언론이 시리즈를 통해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집중 해부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일부 기업 경영자들은 이 시리즈 기사에서 “(한국 기업과의) 경쟁에 뒤처져 있다”고 털어놓으면서 강력한 ‘반격의 의지’를 피력했다.

이 신문은 “삼성전자·LG전자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것은 현지화를 통해 해외시장을 선점하고, 인재를 세계시장 구석구석에 배치한 글로벌 전략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경영을 생생하게 설명하기 위해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 있는 대형 쇼핑몰 ‘밧슌다라 시티’가 사례로 제시됐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이 쇼핑몰 에스컬레이터에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광고를 ‘도배’했다며 이는 한국 기업이 개발도상국을 석권하고 있는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일본의 대형 전기전자 회사 간부들도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프리카·중남미 등 세계 어디를 가도 한국 제품이 반드시 눈에 띄고 1, 2위를 다투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에서도 마찬가지다. 인도네시아에서 LG전자가 액정화면(LCD) TV와 냉장고에서 1위를 달리고, 중국에서는 삼성전자가 휴대전화 점유율 1위인 노키아를 추격하고 있다. 일본 기업 간부들은 “한국 제품은 디자인이 앞서면서, 브랜드 파워도 일본을 능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결과 해외 매출 비중이 삼성전자·LG전자는 각각 85%에 달해 파나소닉(옛 마쓰시타)의 47%를 크게 앞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차이는 근본적으로 한·일 양국의 시장 특성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일본 측 시각이다. 한국은 인구가 5000만 명 정도밖에 안 되는 데다 급격한 저출산 때문에 국내에 머물러서는 기업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위기감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신문은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경영 전략을 거론했다. 이 전 회장은 “중국에는 싼 가격으로 추격당하고, 일본은 첨단 기술로 앞서간다”고 말하면서 글로벌 경영 체제를 가동해왔다는 것이 이 신문의 분석이다. 해외에 진출하더라도 일본과 정면 승부하지 않고 개발도상국부터 공략해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우회 전략도 잇따라 결실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LG전자도 주목을 받고 있다. LG전자는 상품 개발력이 뛰어나다는 것이 이 신문의 분석이다. 중동에서는 이슬람교의 성전 코란을 읽어주는 TV를 내놓고, 숫자 ‘101’을 좋아하는 인도에서는 101개의 조리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 전자레인지를 출시해 인기를 끌었다는 것이다. LG전자도 세계 160개국에 전 종업원의 66%인 5만6000명을 배치한 글로벌 경영이 강점으로 지적됐다.

파나소닉의 오쓰보 후미오(大坪文雄) 사장은 “글로벌 영업망이 (한국 경쟁기업에) 크게 뒤져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파나소닉도 개발도상국 소비자의 생활습관에 적합한 기능과 상품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과 본격적으로 진검승부를 벌이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일본 언론의 잇따른 ‘한국 기업 칭찬’은 일본 기업에 경각심을 주려는 것이 목적이다. 일본에서는 그동안 한국 기업을 이류로 취급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이제는 글로벌시장에서 정면 승부가 불가피해졌다고 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들 시장에서 한국 기업을 따라잡으려면 특단의 경영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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