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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탐구생활] 결혼식장의 멋쟁이 새신랑…에이, 안경이 그게 뭡니까

안경을 고를 땐 자신이 어떤 스타일의 옷을 주로 입는지 생각해야 한다. 캐주얼한 옷과 정장에 어울리는 안경은 각각 따로 있다. [중앙포토]
얼마 전 결혼한 친구에게 안경을 선물하기로 했다. 친구가 쓸 것이 아니라 친구 신랑에게 줄 안경이다. 결혼식 날, 멋지게 검정 슈트를 차려입고 식장을 늠름하게 걸어오던 그에게 2% 부족해 보인 게 안경이었다. “아, 차라리 안경을 쓰지 말지”란 말이 나도 모르게 입에서 새어나왔다. 빅터 앤 롤프나 알랭 미끌리의 뿔테처럼 개성이 강한 디자인의 안경은 아니었다. 그냥 요즘 유행하는 평범한 뿔테 안경이었다.

결혼 전 만났을 때는 그가 쓴 안경이 이상하게 생각되지 않았는데 결혼식장에서 유난히 도드라져 보인 이유는 뭘까? 곰곰 생각해 봤더니 안경 다리 때문이었다. 마치 허벅지 두꺼운 김태희를 보는 기분이랄까? 안경의 모양이나 사이즈, 뿔테의 소재 등은 괜찮았는데 안경 다리 부분이 선글라스처럼 두꺼웠다. 캐주얼한 옷을 입고 만난 자리에서는 그런 그의 안경이 어색해 보이지 않았지만, 결혼식장에서만큼은 달랐다. 검정 슈트와 함께 착용하기에는 안경의 느낌이 가벼웠던 탓이다.

안타까웠다. 한국 남자에게 안경은 보정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가? 배용준이나 이정재처럼 안경을 패션 액세서리로 인식하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안경 하나로 1년 365일을 ‘버티는’ 건 너무한다. 더구나 그 하나마저도 확실하지 않을 때가 많다.

“안경 고를 때 자신이 주로 어떤 스타일의 옷을 즐겨 입는지 생각하는 게 우선이죠.” 아이웨어 편집매장 ‘홀릭스’의 최용호 사장은 “캐주얼에 어울리는 안경, 슈트에 어울리는 안경을 따로 구분해 적어도 두 개 이상의 안경을 쓸 것”을 권한다.

수년간 안경을 사러 온 사람들을 상대해 온 최용호 사장의 얘기를 들어보면 한국 남자들이 여전히 안경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걸 알 수 있다. 매장을 찾은 남자들 대부분이 자기가 늘 쓰는 안경 스타일을 얘기하고, 얼굴의 결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디자인의 안경을 찾으며, 요즘 무엇이 유행하는지를 묻는다고 한다. 얼핏 보면 맞는 순서지만, 사실은 틀렸다. 특히 잡지나 신문에서 10년 이상 우려먹는 ‘얼굴형에 따라 어울리는 안경 타입’과 같은 기사는 당장 쓰레기통에 집어던져도 무방하다. 자기에게 맞는 안경을 찾는 일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도대체 네모, 동그라미, 역삼각형 정도로 얼굴형을 나눠서 안경을 끼워맞출 생각을 누가 했는지 모르겠다.

안경이 들어가는 눈썹과 코 사이의 비율을 따지고, 두 눈동자 사이의 간격을 고려하고, 안경이 놓일 콧대의 높이나 코의 크기를 참고해 안경을 고르라고 한다면 모를까. 얼굴형 하나 가지고 두루뭉술하게 안경을 선택하는 건 말이 안 된다. 그러니까 자신에게 맞지 않은 이상한 안경을 고르는 거다.

자신에게 맞는 안경을 고를 때 얼굴형이나 피부 톤처럼 외모에만 기준을 두지 말고, 자신의 캐릭터나 전체적인 스타일도 고려해 찾아보라.

가령 캐주얼한 헤어스타일과 의상을 즐기는 남자라면 안경도 그에 걸맞게 개성 있는 모양이나 색상을 가진 안경을 선택해야 한다. 주로 정장을 많이 착용하고 매사 진지하고 무게 있는 행동을 하는 남자라면 얼굴에서 도드라져 보이는 두꺼운 뿔테나 독특한 디자인의 안경을 피하고, 금속 테 혹은 얇은 뿔테로 된 기본적인 형태의 안경이 더 어울릴 것이다.

내 주변에 안경을 괜찮게 활용하는 남자들의 공통적인 특징 중 하나는 가격이 저렴하든 비싸든 안경을 여러 개 가지고 있다는 거다. 많이 써보고, 시행착오를 거쳐야 그만큼 자기에게 어울리는 안경을 찾는 일이 쉬워진다. 또 하나. 때와 장소에 따라 옷을 입고 그에 맞는 안경을 착용하는 것, 즉 하나의 액세서리로 인식한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안경을 구두나 가방처럼 여겨보라. 설마 당신, 1년 내내 똑같은 구두만 신고 다니진 않겠지?

손지혜 루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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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