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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원피스 한 벌로 365일 색다르게? 그녀에게 물어보시죠

철이 바뀔 때마다 옷을 산다. 하지만 막상 옷장을 열면 입을 만한 옷이 마땅치 않다. 할 수 없이 다시 쇼핑에 나선다. 많은 여성이 공감하는 내용일 것이다. 이런 이들 앞에, 1년 동안 검정 원피스 한 벌로 365개의 다른 패션을 보여주겠다며 나선 여성이 있다. ‘유니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뉴요커 쉬나 마데이큰(34) 얘기다. 프로젝트를 8개월째 성공적으로 진행 중인 그를 e-메일을 통해 만났다.

글=송지혜 기자 사진=유니폼 프로젝트 제공

8개월째 매일 아침 출근복 홈페이지 올려

미국 뉴욕의 한 광고회사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는 쉬나 마데이큰의 아침은 다른 이들과 조금 다르다. 출근 준비를 하고 옷을 입는 것까지는 같지만, 그 후 반드시 침실 한쪽 벽에 서서 자신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리고 그 사진을 인터넷 홈페이지(www.theuniformproject.com)에 올린다. 교외에 나가 있을 때는 지역 풍경을 배경으로 똑같이 사진을 찍어 올린다. 올 5월부터 하루도 빼먹지 않고 하는 일이다.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진 중에 같은 패션은 하나도 없지만, 공통점은 있다. 앞면에 단추가 세로로 길게 달린, 짧은 검정 원피스를 입었다는 것. 여기에 몇 가지 의상과 액세서리들을 추가해 매일 의상을 차별화한다.

그의 홈페이지에는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접속해 매일의 의상에 대한 의견을 남긴다. 대부분은 ‘이 패션이 마음에 든다’ ‘놀라운 아이디어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다. 현재까지 홈페이지를 찾은 순수 방문자는 약 75만 명. 10만 명이 넘는 트위터·페이스북 사용자가 매일 새롭게 업데이트되는 사진을 받아 본다.


재활용품 이용해 지속 가능한 패션 실험

마데이큰은 인도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뉴욕으로 건너가 파슨스 디자인 스쿨을 졸업했다. 덕분에 매일 아침 즉흥적으로 옷을 입는데도 그의 패션 감각은 빛난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같은 원피스라는 것을 알아차리기 어려울 정도다. 검정 원피스와 조합되는 다른 의상과 액세서리들은 대부분 재활용품이거나 직접 손으로 만든 것들이다. 직접 구매하는 것도 있지만 개인 사업가와 지역 상인, 개인 지지자로부터 기부받은 것도 상당해 현재 200여 개가 넘는다고 한다.

마데이큰은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지속 가능한 패션에 대한 토론을 이끌어내고 싶었다”고 프로젝트의 배경을 설명했다. “스타일과 지속 가능함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 밑바탕엔 최근의 ‘패스트 패션(빠르게 변화하는 유행에 맞춰 디자인을 빨리 바꿔 내놓는 옷을 통틀어 이르는 말)’ 트렌드에 대한 반감이 있다.

“패션은 모든 사람이 하는 활동이잖아요. 재활용·재사용을 강조하는 우리의 노력이 이들의 패션 활동에도 영향을 미치길 바라요.”

프로젝트 기부금 모아 인도 빈곤 아동 후원

클래퍼보드를 들고 ‘유니폼 프로젝트’를 알리는 쉬나 마데이큰.
‘환경을 위한 패션 지속성의 실험’ 외에도 유니폼 프로젝트엔 또 하나의 목적이 있다. 인도 빈민층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기 위한 자금을 모금하는 일이다. 마데이큰에 의하면 인도에서는 학생 한 명의 1년 학비로 평균 360달러(약 42만원)가 필요하다. 하지만 인도 빈민층 아이들 80%가 이 돈이 없어 10학년이 되기 전 학교를 그만둔다고 한다.

홈페이지의 별도 코너에서 모인 기부금은 인도 빈민층 아이들의 교육을 후원하는 비영리 재단인 아칸샤 재단으로 보내진다. 인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는 동안 빈민층의 교육문제 부족을 보며 자란 마데이큰은 아칸샤 재단을 알게 된 후 자연스레 유니폼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게 됐다. 12월 14일 현재 모금액은 약 4만 달러(약 4600만원). 덕분에 110명이 넘는 아이가 학교로 돌아갔다고 한다.

아이디어를 입어라, 쇼핑은 자신의 옷장에서

정확히 따지면 마데이큰의 검정 드레스는 일곱 벌이다. 온종일 입어야 하는 ‘실제 의상’이기 때문에 매일 깨끗한 옷을 갈아입을 수 있도록 같은 디자인의 검정 원피스를 일곱 벌 마련했다고 한다. 덕분에 일주일 동안 매일 깨끗하게 세탁한 옷을 입을 수 있다.

옷을 디자인한 그의 친구이자 디자이너인 엘리자 스타벅은 자카드와 면 혼방 소재로 옷을 만들어 여름과 겨울 모두 나기 좋게 했고, 앞쪽에 일렬로 단추를 달아 조끼로 이용하는 등 다양한 코디네이션이 가능하게 했다. 앞뒤를 바꿔 입을 수도 있다. 마데이큰이 가장 즐기는 것은 일정 시점에 일어나는 이벤트에 맞춰 옷을 입는 것이다. 10월 31일엔 핼러윈 의상을 입었고, 마이클 잭슨이 세상을 떠난 다음날인 6월 26일엔 그를 추모하는 옷을 입었다.

마데이큰은 “사람들이 자신의 옷장에 있는 물건들로 쇼핑을 즐기고, 창의성을 발휘하는 재미를 알게 됐으면 좋겠다”며 “그것이 패스트 패션 트렌드를 좇는 것보다 더 즐겁고 만족감을 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기사로 말미암아 한국에서도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이는 이가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몰 이베이가 12월 한 달 동안 모금된 기부 금액에 맞춰 같은 금액(최대 1700만원까지)을 유니폼 프로젝트에 기부한다.



마데이큰이 입는 검정 원피스는

‘유니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쉬나 마데이큰(오른쪽)과 엘리자 스타벅(왼쪽). 디자이너인 스타벅은 마데이큰이 1년간 한 벌로 매일 다른 코디네이션을 할 수 있도록, 기능성 강한 검정 원피스를 만들었다. 목 부분부터 치마 아랫단까지 일렬로 단추를 달아 완전히 열고 조끼처럼 입을 수 있게 했다. 또한 뒤로 돌려 입을 수도 있게 만들었다. 마데이큰은 매일 이 검정 원피스에 여러 다른 의상·액세서리를 조합해 새로운 패션을 완성하고, 그 모습을 직접 사진으로 찍어 홈페이지에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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