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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명 휴대전화 문자 엿보기 당했다

650명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SMS)를 해킹하도록 도와주는 대가로 거액을 받아 챙긴 일당 36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대전지검 특수부는 15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정모(38)씨 등 개인정보판매상 4명과 최모(42)씨 등 심부름센터 업주 11명을 구속 기소하고 김모(30)씨 등 2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2007년 7월부터 최근까지 650여 명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엿볼 수 있도록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를 가능하게 해준 뒤 6억7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심부름센터 업주는 해킹을 원하는 고객으로부터 건당 평균 250만원을 받고 휴대전화 가입자의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개인정보판매상에 전달하고, 개인정보판매상은 전문가에게 휴대전화 복제를 부탁했다.

해킹을 부탁한 사람은 배우자의 불륜 사실을 확인하려는 남편과 아내, 잠적한 채무자의 소재를 파악하려는 대부업체 직원, 법적 분쟁 중인 상대방의 약점을 캐려는 경우 등이다. 이혼소송 상담인에게 배우자의 문자메시지 해킹을 권유하고 도와준 법무법인 직원도 있다.

복제전문가는 휴대전화 가입자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용, 휴대전화기기 일련번호를 알아내 시중에 불법 유통되고 있는 휴대전화 고유번호(ESN) 생성프로그램으로 전화를 복제했다. 그런 다음 문자서비스 사이트에 회원으로 등록한 뒤 사이트 ID와 비밀번호를 의뢰인에게 알려주는 수법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 등은 5500여 명에 달하는 휴대전화 가입자의 주소 등 개인정보를 의뢰인에게 알려주고 8억6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대전지검 김희관 차장검사는 “이들이 휴대전화기기 일련번호나 가입자 개인정보를 알아내는 과정에는 휴대전화 판매대리점 직원들이 동원된 것으로 추정되나 증거가 없어 처벌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정씨 등은 범행 과정에 다른 사람의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대포폰)를 2∼4개월마다 바꿔가며 사용했다. 수입금도 3∼6개월마다 대포통장을 바꿔가면서 관리했다. 최재호 특수부장은 “인터넷 문자메시지 조회서비스 가입 여부를 확인하고, 자신도 모르게 서비스에 들어가 있다면 ‘엿보기’를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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