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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상사, 문패 바꾸고 유전·광산 개발 특공대로

15일 열린 전문무역상사 발대식에서 오영호 무역협회 부회장(오른쪽)이 대우인터내셔널 마영남 부사장에게 전문무역상사 증서를 수여하고 있다. [무협 제공]
#1. 1995년 우리나라 수출 기업 1~10위는 종합상사가 휩쓸었다. 10대 기업 중 7개가 종합상사였고 1~4위는 삼성물산·현대종합상사·대우인터내셔널·LG상사가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수출기업 1~10위에는 단 한 곳(SK네트웍스·5위)만이 포함됐다. 수출 1~4위는 삼성전자·LG전자·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이다.

한때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50% 이상을 차지했던 종합상사의 수출 비중은 지난해 6.58%로 줄었다.

#2. 지난달 25일(현지시간) 한·카자흐스탄 경제교류 행사인 ‘비즈니스 카라반’이 열린 알마티 홀리데이인 호텔에는 현지 LG상사·SK네트웍스·㈜한화 지사장이 대부분 참석했다. 카자흐스탄 기업 정보를 얻기 위해서다. LG상사 김경호 지사장은 “요즘 종합상사는 자원개발 사업과 신규 시장 개척이 주임무”라고 설명했다. ㈜한화의 김기형 지사장은 “정보를 얻기 위해 현지인의 다차(교외별장)에 가서 2박3일간 술을 마시고 앓아 눕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이역만리 세계를 누비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한국 수출의 첨병 역할을 했던 종합상사. 종합상사라는 이름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대신 15일 ‘전문무역상사’로 새롭게 변신했다. 전문무역상사로 이름을 바꾸는 종합상사는 한때 입사 희망 1순위였다. 과거 수출 전도사에서 이제는 해외 자원개발의 첨병으로 전문무역상사가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문무역상사 시대 막 올라=종합상사는 개별 제조업체의 수출 능력이 향상되고 그룹 내 수출 대행 업무가 줄어 기능이 축소됐다. 또 정부의 지원제도도 줄줄이 폐지되면서 2000년대 이후에는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결국 대외무역법에서 종합상사 제도가 공식 폐지됐다. 대신 전문무역상사 제도가 한국무역협회를 중심으로 하는 민간에서 만들어져 15일 발대식을 했다. 중소기업-전문무역상사-수출지원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중소기업 수출을 일괄 지원하는 수출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무협을 중심으로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중소 수출기업을 발굴하고 KOTRA는 해외 바이어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무협은 삼성물산·대우인터내셔널·LG상사 등 기존 종합상사뿐 아니라 일정한 요건을 갖춘 업체 250개 사를 심사를 거쳐 전문무역상사로 지정했다. 연간 수출액이 100만 달러 이상, 타사의 제품 수출 대행 비중 10% 이상 등의 조건을 갖춘 업체다. 지정 기간은 2년. 2년 후 심사를 거쳐 재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오영호 무협 부회장은 발대식에서 “종합상사를 대신하는 새로운 수출 모델로 중소제조기업 수출 확대와 내수 제품 수출 상품화에 힘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문무역상사’로 지정받은 업체는 기술력을 갖춘 국내 중소기업과 연결시켜 주고 해외 시장 개척단을 파견하거나 국내외 전시회에 참가할 때 우선적으로 기회를 갖게 된다. 무협 무역진흥팀의 안근배 부장은 “중소기업과 전문무역상사를 1대 1로 연결시키고 거래 활성화를 위한 사이트도 구축한다”고 말했다.


◆M&A 시장에선 ‘인기 매물’=주요 대기업의 전문무역상사(종합상사) 인수합병이 줄을 잇고 있다. 자원개발 사업과 역량, 해외 네트워크를 높게 평가하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이달 초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를 위해 우리투자증권과 맥쿼리증권·신한금융투자증권 등 3개 사를 공동 자문사로 선정했다. 이동희 포스코 사장은 10월 기업설명회에서 “포스코의 수출 비율이 최근 35~38%까지 올라 해외 시장을 개척해야 할 입장”이라며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자산관리공사(캠코) 등 대우인터내셔널 공동매각협의회는 10월 삼정KPMG-메릴린치 컨소시엄을 대우인터내셔널 매각 주간사로 선정하고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10일 현대종합상사를 인수했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종합상사 지분 50%+1주를 2351억원에 인수하고 현대가 2세인 정몽혁 전 현대정유 사장을 회장에 내정했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종합상사를 자원개발 분야에 특화된 전문 기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이에 앞서 GS그룹도 ㈜쌍용을 인수해 사명을 GS글로벌로 바꿨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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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