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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클리닉] 4주 완성, 두 달에 끝내기 … 믿지 마세요

“애가 클리닉에 두 번씩이나 왔는데 변한 게 하나도 없네요?” 중학교 2학년 동식이 어머니가 불만을 토로한다. 동식이는 공부습관이 몸에 배어 있지 않고 집중력이 약해 책상에 앉으면 20분을 버티지 못하고 화장실, 냉장고, 거실을 배회하는 일명 ‘순례자’다. “두 번 만에 제가 동식이를 환골탈태(換骨奪胎)시킬 수 있다면 인간이 아니고 신이겠지요?” 필자의 말에도 동식이 어머니는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다.

소위 ‘패스트푸드 맘’이 점차 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고 나면 바뀌는 입시제도, 쏟아지는 교육정보, 선행학습과 조기교육의 일반화 등이 엄마들의 조급증을 부채질한다.

공부와 늘 비교되는 스포츠를 생각해 보자. 최근 세계역도선수권대회 4연패의 바벨을 들어올린 장미란 선수. 그는 육상선수도 아닌데 왜 러닝머신 위를 달리고, 체조선수도 아닌데 균형을 잡는 데 애쓸까? 신기록 달성을 위해선 바벨 들기에만 힘써도 시간이 모자랄 텐데 말이다. 그러나 기초체력 없이는 자기 체중보다 무거운 180kg 이상의 바벨을 들어올릴 수 없다. 공부도 마찬가지. 매일 점수를 위해 ‘문-답’만 외우거나 족집게 과외만 찾는다면 전교 1등, 올 1등급을 절대 받을 수 없다.

그런데도 ‘패스트푸드 맘’들은 마음이 급하다. 성적지상주의에 빠져 빨리 점수 올리기에 급급하다. 기초체력 키우기는 ‘배부른 소리’로만 들린다. 그러다 보니 ‘패스트푸드 맘’을 꿰뚫어 보고 있는 이들과 소통이 이뤄진다. ‘4주 완성 내신 1등급 만들기’ ‘초등 4년, 두 달이면 고등수학 완성’ ‘특목고 합격에 모자란 2%를 채워드립니다’ 등 듣기만 해도 귀가 쫑긋 서는 말에 나도 모르게 내 아이의 팔목을 잡고 나선다.

동식이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다. 중간고사 수학성적이 떨어지면 그날로 과외 선생님을 바꾼다. 영어 문법이 약하다 싶으면 학원은 그대로 둔 채 ‘문법 전문 고액과외 선생님’을 집으로 들인다. 기말고사에서 암기과목 성적이 떨어지면 암기과목 전문학원으로 직행한다. 이 엄마가 “A 학원이 좋다” 저 엄마가 “B 선생이 대단하다”고 하면 그때마다 모든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이것이 바로 ‘내 아이를 망치는 최선의 방법’임을 알아야 한다. 패스트푸드가 최고의 음식이 될 수 없듯, 내 아이를 최고로 만들고 싶다면 ‘슬로푸드 맘’이 되자. 좀 돌아가는 듯 보이겠지만 공부의 기본이 되는 집중력, 기억력, 논리-창의력, 유추 능력 등을 키워주자. 이것이야말로 자녀에게 공부에 관한 한 제일 큰 유산을 남기는 진정한 부모의 도리다.

정찬호 마음누리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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