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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란의 문화예술로 떠나는 여행 ⑥

맛깔스런 연극

<오월엔 결혼할꺼야>


어른스러운 우정을 어떻게 쌓아야할지…



우리도 10년 후에 친구로 남을 수 있을까?



대형 뮤지컬과 스타캐스팅이 아니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공연계에서 중·고교 단체 관람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작품은 바로 소극장 연극‘오월엔 결혼할꺼야’다.



이 작품은 유명한 배우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이름난 고전도 아니지만 마치 하이틴 로맨스를 읽는 것처럼 편안하게 다가온다. 풋풋한 감수성으로 똘똘 뭉친 현실밀착형 대사의 향연과 현대를 살아가는 이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소재로 만들어 낸 성과다.



내용은 이렇다. 수학강사 세연, 소설가 정은 그리고 10년째 무직인 지희는 10년의 우정을 쌓아온 동갑내기 친구다. 고교 동창 베스트 프렌드인 이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며 한 가지 약속을 한다. 매달 10만원씩 적금을 들어 가장 먼저 결혼하는 친구에게 주자고. 어느덧 10년의 세월이 흐르고 적금은 무려 3825만원이 됐다. 하지만 아무도 결혼할 기미가 안보인다. 세연은 지금껏 모은 돈으로 투자를 해보자고 제안한다. 그런데 갑자기 지희가 일주일 전에 선 본 남자와 곧 결혼을 하겠다고 선포한다. 약속대로 적금은 자신이 갖겠다고 하는 지희 앞에 세연과 정은은 할 말을 잃고 지희보다 먼저 결혼해 돈을 나눠 갖기로 합의한다. 3825만원을 둘러싼 10년 지기들의 우정에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작품은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스물아홉 살 여자가 이별을 통해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을 극적으로 묘사해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웃음이 아니다. 오랜 시간 헤어 나올 수 없었던 사춘기 시절의 성장통처럼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여자 어른들이 느끼는 갈등에서 비롯된 공감의 웃음이다. 마치 소설이나 영화 속에 나오는 소녀 주인공이 성장통을 겪어내는 것처럼 어른들 역시 아프고 시기하고 사랑한다. ‘맞아, 정말 그래’라는 말을 절로 나오게 하는 감각적인 대사와 주인공들의 내적 갈등을 지켜보는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주인공들과 밀착된다.



우리의 미래는 어떤 것이 고민일까?



이 작품이 재미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공감대를 느끼는 것이 비단 동년배의 관객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결혼적령기에 이성문제로 고민하고 친구들과 갈등을 겪었던 30대 이상의 관객들은 예전의 자신을 돌아보며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자녀의 고민을 이해하기도 한다. 10대 소녀 관객들은 어른들의 말투 역시 자신이 쓰는 언어와 별반 다르지 않음을 보며 울고 웃는다. 그러는 사이 다가올 미래에 대한 걱정보다 어른스러운 우정을 쌓아갈 방법에 대해 고민한다.



연극이 끝나면 바로 옆에 있는 친구가 새삼 고맙고 소중하게 느끼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결혼을 계기로 우리의 인생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 한편 이별하게 되는 것들도 많이 생긴다. ‘오월엔 결혼할꺼야’는 이 시작과 끝을 공존 시킴으로써 우리의 마음을 자극한다. 스물아홉 나이의 세 여자 친구가 만들어가는 이별에 대처하는 자세에 대한 이야기가 능청스러울 정도로 코믹하지만 가슴이 짠해질 수 있는 것은 바로 아주 가까운 미래에 우리에게 벌어질 이야기여서일 것이다.



<문화기획 집단 문화 아이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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