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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문건’ 왜 반발하나

“코펜하겐 기후회의의 성공을 위협하는 심각한 위반 행위.”



개도국 “인류 80%에 더 큰 고통주는 안”
① 선진·개도국 온실가스 똑같은 수준 감축
② 개도국에 대한 지원도 선진국 입맛대로
③ 덴마크·미국 등 극소수 나라의 밀실 합의

개도국 모임인 ‘77그룹(G77)’의 의장을 맡고 있는 루뭄바 스타니슬라우스 디아 핑 주유엔 수단 대사가 8일(현지시간) 코펜하겐의 기자회견장에서 ‘덴마크 문건(Danish text)’을 손에 들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코펜하겐 로이터=연합뉴스]
130개 개발도상국 모임인 ‘77그룹(G77)’ 루뭄바 스타니슬라우스 디아 핑 의장은 8일(현지시간) 유출된 ‘덴마크 문건’을 이렇게 비난했다. 그는 “세계 인구의 80%를 더 큰 고통과 불평등으로 몰아넣는 불공정한 타협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와 덴마크가 “수많은 비공식 문서 중 하나일 뿐”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소용 없었다. 아프리카 비정부기구(NGO) 대표 일부는 회의장 책상 위에 올라가 “공정한 협상을 하라”고 소리치기까지 했다.



◆EU 배출 한도 오히려 느는 셈=‘덴마크 문건’에 대한 개도국의 비판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선진국·개도국 구분 없이 2050년까지 같은 수준(1990년 대비 50%)의 온실가스 감축을 요구했다는 점이다. “여지껏 온실가스 대부분을 배출한 선진국과 이제 막 배출을 시작한 개도국이 어떻게 똑같은 책임을 지느냐”는 게 개도국의 항변이다. 더구나 유럽연합(EU)은 이미 2050년까지 90년 대비 80%를 감축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문건대로라면 오히려 배출한도를 늘려주는 꼴이 된다.



개도국에 대한 지원도 논란거리다. ‘덴마크 문건’은 선진국에 대해 2012년까지 연 100억 달러(약 11조60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해 개도국의 기후변화 적응을 돕도록 했다. 단 ‘가장 가난하고 취약한’ 국가를 우선 지원하고, 펀드 운영은 유엔 대신 세계은행이 맡도록 했다. 개도국은 “대상국 선정·지원을 선진국 입맛대로 하려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같은 초안을 몇몇 선진국끼리만 비밀리에 작성한 점이 공분을 샀다. ‘덴마크 문건’을 처음 공개한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덴마크·미국·영국이 함께 만들어 극소수 국가가 돌려봤다”고 보도했다. 개도국 입장에선 “밀실 합의”라고 흥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예고됐던 충돌=온실가스 감축과 지원금 배분을 둘러싼 선진국·개도국의 갈등은 회의 개막 전부터 이미 어느 정도 예상됐던 상황이다. 중국·인도 등은 선진국에 대해 “2020년까지 배출 규모를 90년 대비 최소 40%까지 낮추라”고 요구했다. 반면 본격적인 경제 개발 궤도에 오른 자신들은 선진국과 같이 절대 배출량을 낮추기 어려우니 국내총생산(GDP) 대비 배출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배출량 증가 속도를 낮추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선진국은 “중국·인도가 빠져선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개도국은 100억 달러의 규모에 대해서도 “선진국이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1조 달러 이상을 쏟아붓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같이 잠재됐던 ‘폭탄’에 ‘덴마크 문건’이 불을 붙인 것이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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